[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 창업자인 예프게니 프리고진의 무덤에 29일(현지시간) 꽃이 놓여 있다. 프리고진은 이날 비공개 장례식을 통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로코브스코에 묘지 선친 무덤 옆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AFP연합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 창업자였지만 예프게니 프리고진이 비공개 장례식을 통해 민간 묘지에 묻혔다.
프리고진은 6월 무장봉기를 일으켰다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눈 밖에 나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이 소유했던 기업 콩코드매니지먼트는 29일(이하 현지시간) 프리고진 장례식이 치러졌다면서 그가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로코브스코에 묘지에 묻혀 있다고 발표했다. 콩코드는 그러나 장례식이 언제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참배를 원하는 이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묘역을 찾으면 된다고만 설명했다.
러시아 언론 MSK1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29일 오후 4시께 매장됐다.
묘지 관리업체는 프리고진 매장지가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것은 유족들의 요청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독립 언론 아젠츠보는 당시 프리고진 장례식에 약 30명의 문상객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아젠츠보는 묘지 관리업체 직원의 말을 인용해 장례식에 군복을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전했다.
묘지 관리업체 직원은 아젠츠보에 "문상객이 20~30명 정도 됐다"면서 "내가 알기로는 친척들만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례식이 40분 동안 진행됐고, 참석자들은 모두 민간인 복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이어 "군인은 못 봤다"면서 "30년 장례업종 경험으로 볼 때 VIP 장례식이라는 점을 빼곤 이상한 점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CNN은 그의 장례식 동영상, 사진 등으로 볼 때 프리고진이 선친 옆에 묻힌 것으로 보인다면서 프리고진 무덤 옆 비석에 '빅토르 예프게니비치 프리고진. 1935~1970'이라는 문구가 씌어 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 선친은 그가 아직 어릴 때 작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프리고진은 23일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벨라루스로 가려다가 비행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사망했다.
'푸틴의 요리사'로 알려진 그는 러시아 군부와 극한 대립 속에 6월 23일 무장봉기를 일으켜 모스크바로 진격하던 중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진격을 멈추고 복귀한 바 있다.
이후 푸틴 대통령과 합의를 통해 벨라루스로 떠나기로 했지만 이번에 비행기 추락으로 목숨을 잃었다.
한때 러시아 군이 미사일로 요격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미국 정보 당국은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해왔다. 다만 푸틴의 사보타주로 프리고진이 탄 비행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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