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의 대기록…총 운행거리 6억2천만km로 지구 1만5500바퀴 달려
-‘장거리출퇴근족’탄생, 모바일 발권 90% 육박…일상과 문화바꿔
KTX이용객 10억 명 돌파 관련 인포그래픽
[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대한민국 대표 교통수단 KTX의 이용객이 10억 명을 돌파했다.
코레일은 지난 2004년 4월 1일 첫 운행을 시작한 KTX가 오는 31일 누적 이용객 10억 명을 넘어선다고 30일 밝혔다.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이 한 사람당 20번씩 KTX를 탄 셈이다. 2004년 고속철도 개통 이후 19년 5개월, 2015년 누적 이용객 5억 명을 돌파한 지 약 8년 만의 기록이다.
KTX의 누적 운행거리는 지구 둘레(4만㎞) 1만5500바퀴에 해당하는 6억2000만㎞다. 10억 명이 이동한 거리를 모두 합한 2520억㎞는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1억5000만㎞)를 840번 왕복한 것과 같다.
코레일은 2004년 경부선(서울~부산)과 호남선(용산~목포) 운행을 시작으로 고속철도 수혜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2004년 개통 첫 해 경부, 호남 2개 노선 20개 역에만 다니던 KTX는 2023년 현재 전국 8개 노선 67개 역에서 이용가능하다. 하루 운행 횟수는 토요일 기준 357회로, 개통 초기 142회에 비해 약 2.5배 늘었다. 코레일은 모두 103편성의 고속열차를 보유하고 있다. 2004년 46편성에서 약 2.3배 많아졌다. 차량도 KTX, KTX-산천, KTX-이음세 종류로 늘어났다.
올해 KTX 하루 평균 이용객은 22만600명으로 2004년 7만2000명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증가했다.
이용객은 매년 증가 추세로, 누적 이용객 N억명 달성 기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5억 명 달성은 개통 후 11년 5개월 만인 2015년 9월이고, 이후 10억 명까지 걸린 시간은 7년 11개월로 5억 명 때보다 3년 5개월을 앞당긴 실적이다.
고속열차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간은 서울~부산으로 하루 평균 1만 7000명이 타고 내리고, 서울~대전과 서울~동대구 구간이 각 1만 2000명으로 뒤를 잇는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은 서울역(9만4000명)으로 경부선, 호남선, 강릉선 등 모두 6개 노선(경부·동해·경전·호남·전라·강릉선) 열차가 출발한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의 운길산역과 양평군 양서면 양수역을 잇는 양수철교 위를 KTX-이음 열차가 달리고 있다. '상쾌한 이음' (허진作).
KTX가 만든 신조어 ‘장거리 출퇴근族’
고속철도 개통으로 인한 국민 생활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정기승차권을 활용하는 ‘장거리 출퇴근족’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기권 이용객은 404만 명으로, 개통 첫 해 46만 7000명과 비교하면 8.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X 하루 이용객이 3.2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정기권 이용객이 훨씬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인다.
정기권 이용객이 가장 많은 구간은 서울~천안아산으로 전체의 17.1%를 차지하고, 다음은 서울~오송 11%다. 수도권 확장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지역 균형발전을 뒷받침하는 간선 교통망으로서 KTX의 역할이 컸다는 방증이다.
코레일은 열차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새로운 방식의 할인카드도 선보였다. 출퇴근 수요 이외에도 휴일에 이동하는 주말부부나 출장·회의 참석 등 정기승차권 이용 패턴의 변화에 따라 지난 2019년에 횟수차감형 정기승차권 KTX N카드를 출시했다.
한 달 치 승차권 운임을 미리 내는 기존 정기권과 달리, 필요할 때마다 자유롭게 승차권을 할인받고 횟수를 차감하는 방식이다. KTX N카드는 발매 9일만에 1만 장 넘게 판매되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이에 힘입어 코레일은 ‘기업전용’, ‘2인용’, ‘3구간용’ N카드를 차례로 출시하며 맞춤형 서비스에 힘쓰고 있다.
KTX가 이끈 디지털 중심의 서비스 혁신
KTX는 코레일의 디지털 중심의 고객 서비스 개선에 가속도를 붙였다. 2004년 이후 승차권 예매 방식에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모바일 앱 ‘코레일톡’과 홈티켓 등 비대면·온라인 매체를 이용한 승차권 자가발권 비율은 올해 7월 기준 89.2%로, 10명 중 9명이 온라인으로 승차권을 구입하고 있다. KTX 개통 초기 역 창구 발권이 85%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의 비율로, 철도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실감할 수 있다.
명절이면 고향가는 기차표를 사려고 밤새 대기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기차역 풍경도 이제 옛말이다. 코레일은 2020년 추석부터 명절 열차 승차권 100% 비대면 예매를 시행해, 현재는 온라인 예매가 자리를 잡았다. 코레일의 디지털 중심 고객 서비스 혁신을 이끌고 있는 대표주자로는 코레일톡을 꼽을 수 있다. 2010년 처음 선보인 코레일톡은 지난해까지 다운로드 수 1100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코레일톡 하나면 여행 준비 끝
코레일톡은 열차 시간 확인과 승차권 예매 기능을 기본으로 교통·관광 등 통합예약, 채팅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승차권을 예약할 때 ‘코레일톡 통합예약서비스’를 이용하면 숙박·대중교통·렌터카·카셰어링·관광택시·관광지 입장권까지 한 번에 구입할 수 있고, 주차정보도 안내받을 수 있다.
코레일톡 화면 이미지
단순한 열차 승차권 예매 앱을 뛰어넘어 연계교통과 각종 여행 콘텐츠까지 코레일톡이라는 하나의 모바일플랫폼에서 예약·결제할 수 있는 지능형 철도교통 통합서비스(Rail as a Service·Raas)를 제공하고 있다.
교통약자를 위한 ‘열차 승하차 도우미’, 열차에서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서비스 콜’, 원하는 철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채팅상담’도 코레일톡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폭우나 폭염 등 자연재해나 장애 발생으로 열차가 지연되면 코레일톡 앱의 푸시(app push) 알림으로 신속하게 안내하고 열차의 실시간 도착 예정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10월부터는 KTX로 출퇴근이나 통학하는 정기승차권 이용객을 위해 현재 승무원이 수기로 하던 검표 없이 코레일톡 자유석 좌석의 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셀프체크인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승차권 예매 모바일 플랫폼 확대…결제 방식도 다양화
코레일은 그동안 공식 홈페이지와 코레일톡에서만 제공하던 온라인 승차권 예약 서비스를 ‘네이버’와 ‘카카오T’까지 확대했다. 코레일멤버십 회원이 아니어도, 코레일톡 앱을 설치할 필요없이 해당 앱에서 바로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다.
지난 2021년부터는 기존에 코레일톡에서만 가능했던 ‘승차권 전달하기’ 서비스를 문자메시지, 카카오톡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지방의 부모님 등을 대신해 승차권을 예약하기가 더욱 간편해졌다.
이와 함께, 고객의 승차권 결제 편의를 높이기 위해 2016년 삼성페이를 시작으로 신한 FAN페이,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간편결제 수단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KTX 10억 명 돌파는 국민과 함께 이룬 소중한 성과이자 대한민국 성장의 기록”이라며 “더 안전하고 스마트한 코레일을 위해 서비스와 디지털 혁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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