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일성 나팔수 정율성, 역사공원 납득 안돼"
野 "역사 원칙 없이 광주에 이념 색깔론"
운영위에서도 대통령실 수사 외압 의혹 등 공방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3.08.30. bjk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9월 정기국회의 관문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첫날부터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운영위에서도 채수근 상병 사건을 둘러싼 대통령실 개입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본격시작되는 정기국회 내내 주요 현안 등을 둘러싼 여야간 날선 공방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30일 국회 예결특위에서 중국혁명운동가 정율성,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두고 이념 공방을 벌였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에 따르면 정율성은 독립운동 행적도 불확실한 데다 친북 행적이 뚜렷이 드러나 문재인 정부에서조차 독립운동가로 서훈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안병길 의원도 "어떻게 김일성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인물을 자유 대한민국의 한복판에 역사공원을 세울 수 있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광주시는)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적인 것 같은데 이를 위해 역사를 깡그리 무시해도 되냐"고 했다.
반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독립군은 독립군으로, 음악가는 음악가로 기리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우월성이고 본질이라 생각한다"며 "그것을 포기하면 전체주의로 돌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도 "국가보훈부 장관이 광주에 이념의 색깔을 덧씌우려고 한다"며 "(대통령이) 역사에 대한 기준과 원칙 없이 마구잡이로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대한민국 국민과 국군을 죽이는데 응원가를 부르고 나팔수 역할을 할 사람인데 그게 무슨 음악가냐"고 응수했다.
잼버리 대회 파행과 관련해 책임 공방도 벌어졌다. 김수흥 민주당 의원은 "정치권이 책임을 전라북도에 다 돌리니까 책임규명을 하겠다는데 이것이 왜 문제냐"라며 "전북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못 사는 지역 중 하나다. 파행됐으면 전북도민을 위로하는 것이 중앙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와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 전북도민을 향해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여가부에 책임이 있다고 일부 인정하면서도 "잼버리 같은 국제행사는 한 사람만의 탓이 아니라 공동 책임이라고 본다"고 했다.
윤재옥 국회 운영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8.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사진=뉴스1
한편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도 격돌이 이어졌다. 지난 기록적인 수해에서 발생한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건 대통령실 개입 의혹과 탈북어민 강제북송을 둘러싸고 여야가 맞붙었다.
김영배 의원은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 "법률적 권한도 없는 장관이 이첩 보류 지시를 내리고, 군사법원법에 따라 민간 경찰에 이첩하기로 돼있던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사실상 무단으로 탈취했다"며 "국가안보실이 조직적으로 수사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고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정민 의원은 "긴급구제 안건 처리가 인권위원회 본연의 업무인데 계속 지연됐다고 보여진다"며 "상임위원회를 지연시키고 그 사이에 박 대령이 견책 처분을 받은 것을 핑계로 긴급구제 기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추측되는데, 처음부터 긴급구제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고 절차를 운영한 거냐"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진정을 각하한 것을 두고 맹공을 펼쳤다.
서범수 의원은 "수사나 재판과 인권위 조사는 중복하지 말라는 의미로 각하된 거지 수사나 재판이 있다고해서 반드시 인권위에서 각하를 시키라는 건 아니지 않는가"라며 "수사와 재판과는 별도로 인권침해가 있는지 여부만 판단하는 것이 업무 아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전주혜 의원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에 대한 태도에 용기가 없다는 생가기 든다"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런 태도를 견지한다면 국가인권위원회의 존재 이유가 없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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