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정권교체 강화 이뤄내야…내년 좋은 여건 만들겠다"
野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 공수처 고발에 대한 입장도 안 내"
노무현 탄핵 기각 내세우며 반박한 元…"결과론적 이야기일 뿐"
하지만 헌재 盧 선거법 위반 인정…후보 결정 전이라 경미 판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3.8.3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토교통위원회 30일 전체회의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이 거론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치중립을 어기는 발언을 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적에 반박하면서다. 하지만 당시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 위반은 인정했고, 직을 박탈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원 장관은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세미나 발제자로 나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국가적 재편(총선) 때 모두 힘을 합해 정권교체의 한 단계 전진, 강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야당의 터무니없는 공세에 맞서서 내년 (총선에서) 좋은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토위 민주당 간사인 최인호 의원은 이를 두고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정상적 장관이 아닌 유세장에 나온 정치인의 모습”이라며 “야당을 총선에서 심판하겠다는 국무위원이 어디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도 “원 장관은 국무위원인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인가”라며 “공직선거법상 선거 중립 의무는 원 장관에게도 해당된다. 정치중립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준호 의원도 나서 민주당이 해당 발언에 대해 원 장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것을 언급하며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고발까지 됐다. 입장을 제대로 안 내는 상황에서 오늘 결산 과련 질문에 장관 답변을 요구할 수 있겠나”라면서 “퇴장을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원 장관은 “동의하지 않는다. 당시 발언은 장관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민들에 좋은 영향을 줘서 국정동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집권여당과 윤석열 대통령에 도움이 되겠다는 결과론적인 이야기”라며 “저보다 훨씬 세고 직접적으로 선거 압승을 호소했던 노 전 대통령의 탄핵도 헌재에서 기각된 바 있다”고 맞섰다.
하지만 헌재는 노 전 대통령 탄핵은 기각했지만 판결문에 따르면 선거 중립 의무는 위반했다고 봤다. 직을 박탈할 정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봤을 뿐이다. 헌재는 2004년 2월 노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당시 여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을 공무원 선거중립 의무 위반이라 봤다. 다만 취재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와 고의성·능동성이 없고, 총선 후보 결정 전이라 적극적 선거운동이라 보기 어려워 경미한 사안이라 판단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2월 18일 경인지역 언론사 기자회견에서 “개헌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한 데 이어 같은 달 24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당시 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대통령이 뭘 잘해서 열린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걸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란 우산을 쓴 시민들이 깨어있는 시민문화체험전시관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3.5.2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사진=뉴스1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