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예산 95조6254억 편성
2014년 이후 감액폭 가장 많아
학생수 570만명대로 36년째↓
교육부 "교부금 줄어든 탓" 해명
"내년 교육 예산 감소는 학령인구 감소와 전혀 관계 없다." (교육부 예산담당)
우리나라 내년 교육 예산이 이례적으로 6조원 넘게 급감하자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것이라는 시선에 대해 교육부가 전면 부인했다.
교육부의 내년 전체 예산은 95조6254억원으로 올해 101조9979억원에서 6조3725억원이 줄었다. 교육부 예산은 지난 2014년에 전년 대비 6.2% 축소된 이후 9년만에 가장 많은 감액폭을 기록했다. 교육부는 100조원대 연간 예산 운영 규모가 내년부터 깨지게 됐다.
교육부는 우리나라 학령인구가 저출생의 영향으로 학생수가 36년째 감소하면서 유치원·초·중·고 전체 학생수가 570만명대까지 떨어졌다고 30일 발표했다. 전날 정부가 내년 교육 예산을 6조원 가까이 삭감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만이다. 정부의 내년 교육예산 삭감에 이어 학령인구 감소세를 연이어 발표하자 수년째 줄이지 않던 교육예산을 학령인구 감소 탓으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지영 교육부 예산담당관은 "예산감소와 학령인구 감소는 관계가 없다. 장학금 같은 경우는 학생수가 줄었어도 단가가 높아져서 예산이 늘었다. 고등학교 무상교육도 인원이 올해는 좀 늘어서 예산이 늘었다. 지금으로선 예산과 학생수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산 감소는 교부금 영향이다. 교부금이 교육부 예산이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교부금은 내국세 수입에 20.79% 연동되다 보니 내국세가 줄어 같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악화로 인해 세수가 줄어들게 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이 교육 재정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앞으로 경제가 계속 악화될 경우에는 교육 재정을 의무적으로 줄여야만 한다는 게 교육부의 주장이다.
하지만 올해 내수세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방과 문화 분야는 내년 예산을 증액했다. 내년 국방 예산은 4.5%나 늘었다.
국방은 교육 분야와 함께 중앙 정부에서 예산 축소를 꺼리는 대표적인 분야다. 다른 건 다 줄여도 교육과 국방만은 줄이지 않는다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장기간 유지돼 왔다.
한편, 감사원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교육 예산을 축소해야고 주장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24일 초·중등 학생이 감소해도 국내 세수에 연동된 교육교부금은 계속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측은 "현행법상 내국세의 20.79%는 초·중등 교육을 위한 교육교부금으로 배분된다.
학생 수와 상관없이 경제 규모가 커져 세수가 늘면, 교육 교부금도 동시에 많아지는 구조가 된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무조건 내국세 연동 방식으로 교육 교부금을 정할 게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와 재원 배분의 균형, 국가 재정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행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교육부에 통보했다. 이같은 통보 이후 불과 일주일만에 내년 교육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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