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운동선수들만 생긴다?... '십자인대 파열' 주의보

무릎에서 '뚝' 소리난 후 붓거나 통증
치료 늦어지면 주변 조직 등 2차 손상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운동선수들에게서 흔히 발생하던 '십자인대 파열'이 일반인까지 폭넓게 발생하고 있다. 십자인대는 허벅지와 정강이뼈를 고정해 무릎이 회전할 때 관절의 안전성을 담당하는 부위다. 외부 충격이나 급격한 방향 전환, 정지, 잘못된 착지 등으로 무릎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파열될 수 있다.

이지환 명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8월 31일 "십자인대 파열은 심각한 무릎손상에 속하지만, 일반인은 운동선수보다 관련 지식이나 응급치료 여건이 되지 않아 방치했다가 2차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스포츠 손상인 '십자인대 파열'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6만4766명이었다가 2020년 5만6276명, 2021년 5만1348명까지 감소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해 5만5183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뚝'하는 파열음과 함께 무릎 안에 피가 고이게 되면서 통증과 부종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기가 가라앉고 통증이 완화되기도 하지만, 단순한 염좌 및 타박상으로 오인해 방치할 경우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통증이 잦아들면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치료가 늦어지면 회복이 어렵고 무릎연골이나 반월상 연골판 등 주변 조직으로 2차적 손상이 이어지는 만큼 반드시 부상 직후 치료받아야 한다. 특히 연골은 무혈성 조직인 만큼 한 번 손상되면 자연치유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되도록 응급치료가 필수다. 이 교수는 "십자인대 파열 직후 심한 통증이 수일 이내 잦아들기도 하는데 이를 간과해 방치할 경우 주변 조직의 추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적절한 응급 처치 후, 면밀한 신체, 영상검사를 통해 치료 방침을 결정하며 수술 여부와 시기는 인대 파열 정도와 동반 손상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십자인대 파열은 신체검사나 X선 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제한된다. 십자인대 파열은 반월상 연골판 파열 등 동반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40% 이상인 만큼, 수술 여부와 수술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MRI 검사 등 정밀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미한 십자인대 파열은 약물이나 주사, 보조기 착용과 스포츠 재활 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파열 정도가 심하거나 무릎 불안정성이 있는 경우, 연골 파열 등 동반 손상이 있을 시 수술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수술 후 재활 치료도 중요하다.

강규민 기자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