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당한 18세 소녀 사만 압바스. 출처=SNS
[파이낸셜뉴스] 정략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딸을 이탈리아에서 살해하고 파키스탄으로 도망간 아버지가 이탈리아로 송환됐다.
31일(현지시간) 안사통신에 따르면 샤바르 압바스는 지난 2021년 4월 이탈리아 북부 노벨라라에서 사촌과 정략결혼을 하라는 가족의 요청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다른 가족·친척과 함께 딸 사만(18)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압바스는 범행을 저지른 이후 본국인 파키스탄으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11월 체포됐다. 압바스는 이탈리아 정부는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이탈리아 공군 특별기를 타고 오늘(1일) 새벽 로마 참피노 공항에 도착한다.
사만은 실종된 지 1년여만에 노벨라라에 있는 가족의 집 근처에서 유해가 발견됐고, 치아 감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이탈리아 검찰은 집 근처 CCTV 영상을 분석해 사만의 부모와 삼촌, 사촌 2명을 살인 용의자로 지목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 사만의 부모, 삼촌, 사촌 둘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삼촌과 사촌 한 명은 프랑스에서, 다른 사촌 한 명은 스페인에서 송환됐다. 그녀 어머니는 파키스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여전히 소재 파악이 안 된다고 이탈리아 군사경찰은 밝혔다.
이탈리아 검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 ‘명예 살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명예살인은 여성이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뜻한다. 검찰은 가족들이 사만에게 이탈리아에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분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파키스탄은 2018년 기준 인구 수당 가장 많은 ‘명예살인’이 자행되는 국가로, 정부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징역 25년 이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