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채 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등의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일 오전 구인영장이 집행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으로 구인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 대한 국방부 검찰단의 구속영장 청구가 1일 기각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박 대령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이날 박 대령에 대한 국방부 검찰단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박 대령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지난달 19일 채 상병 사고 발생에 따라 초동조사를 진행한 후 지난달 3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그 조사결과 보고서에 대한 대면 결재를 받았다. 이후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이 장관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채 상병 사고 관련 조사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음에도 박 대령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반면 박 대령은 '보류' 지시를 명시적으로 듣지 못했고, 오히려 채 상병 사고 보고서 처리 과정에서 '국방부 관계자들로부터 혐의자·혐의 내용 등을 빼라는 등의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대령 측은 그동안 국방부 검찰단의 불공정 수사 가능성을 제기하며 진술거부권 행사 등을 통해 그 조사를 거부해 왔다. 또 해병대 수사단에서 경찰에 넘겼던 채 상병 사고 조사 기록을 이달 2일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한 것 자체가 '위법' 행위란 주장도 펴고 있다.
박 대령은 지난 11일 국방부 검찰단의 소환 조사에 한 차례 불응한 데 이어, 28일 출석 땐 서면 진술서와 변호인 의견서만 제출하고 직접적인 진술은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박 대령의 요청으로 지난 25일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소집돼 박 대령에 대한 군검찰의 수사 계속 여부를 심의했으나 출석위원 과반 의견이 나오지 않아 '의견 없음'으로 종료됐고, 군 당국은 박 대령 측의 수심위 재소집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대령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내달 8일 공수처로부터 고발인 조사를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 대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박 전 단장과 그의 법률대리인인 김정민 변호사 측이 군 측과 법원 출입 방법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 법원이 구인 영장을 집행했다.
박 전 단장 측은 국방부 영내를 거치지 않고 군사법원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중앙지역군사법원 측은 국방부 영내로 들어온 뒤 군검찰의 구인 절차를 거쳐 법원으로 들어오라는 입장을 보이자 이에 반발해 약 2시간가량 대치하다 끝에 이날 정오쯤 구인영장을 집행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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