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1일(현지시간) 다이어트약 위고비 성공을 발판 삼아 시가총액 기준으로 프랑스 명품재벌 LVMH를 누르고 유럽 1위 기업에 등극했다. 사진은 노보의 위고비. 로이터뉴스1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 시가총액이 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명품재벌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 시총을 제쳤다.
노보가 시총 기준 유럽 1위 업체 자리에서 LVMH를 끌어내리고 대신 왕위를 차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노보 시총은 장중 4210억달러를 기록해 LVMH 시총을 살짝 앞질렀다.
명품이 주도하는 유럽 시장
LVMH는 연초 유럽 상장사로는 최초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 벽을 뚫으며 시총 기준 1위 업체에 등극한 바 있다.
유럽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 업체들은 대부분 명품업체들이다.
노보는 이런 흐름으로 볼 때 별종이다.
프랑스 화장품 업체 로레알, 패션업체 에르메스 등이 장악한 시가총액 톱10 순위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제약사다.
다이어트약이 효자
노보는 다이어트약 위고비 성공을 발판 삼아 시가총액이 급속히 늘고 있다.
2018년 이후 주가가 4배 넘게 폭등했다.
노보 시총은 지난달 위고비가 임상시험에서 심장마비 같은 심각한 심혈관 위험을 20% 낮춰주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발표에 힘입어 4230억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당시에는 LVMH 시가총액이 더 높았다.
노보는 또 지난달 애초에 당뇨병약으로 개발된 오젬픽이 병원에서 다이어트약으로 처방되면서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실적전망을 내놔 주가 급등을 부르기도 했다.
오젬픽은 위고비와 활성 성분이 같아 당뇨와 함께 비만치료제로도 활용되고 있다.
경이로운 제약사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 에밀리 필드는 노보가 위고비의 심혈관 질환 개선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한 날이 공교롭게도 미 경쟁 제약메이저 일라이릴리가 강력한 분기실적을 공개한 날과 겹쳤다면서 덕분에 투자자들의 이목을 더 많이 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필드는 이날 게임의 양상이 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럽이 미국처럼 거대한 바이오텍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노보처럼 혁신적인 업적을 내는 '경이로운 업체들'이 몇 있어 미국에 맞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보는 당뇨·비만치료제 부문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다이어트약 만으로 연간 매출이 1300억~1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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