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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르렁' 중국·호주 3년만의 고위급 대화 재개, 7일 방중

- 미국이 중국과 소통 라인을 구축하는 것과 맞물려 호주도 관계 개선 모양새
- 페니 윙 호주 외교부장관 "고위급 대화는 2020년 이후 처음"

'으르렁' 중국·호주 3년만의 고위급 대화 재개, 7일 방중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과 호주의 고위급 대화가 3년 만에 재개된다. 미국이 올해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과 소통 라인을 구축하는 것과 맞물려, 미국의 동맹국인 호주도 관계 개선에서 나서는 모양새다.

4일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호주 외교부는 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제7차 호주-중국 고위급 대화’가 오는 7일 베이징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은 “양국의 고위급 대화는 산업, 정부, 학계, 예술계의 고위 대표들이 중국 측과 무역·투자, 민간 관계, 지역·국제 안보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 며 “대화 재개가 호주와 중국 관계를 더욱 안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방중단은 호주 노동당의 크레이그 에머슨 전 무역장관이 이끈다. 자유당의 줄리 비숍 전 외교장관도 대표단에 참여해 호주가 초당적인 ‘정치적 지지’를 보내고 있음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관찰자망은 전했다. 호주 외교통상부의 얀 애덤스도 합류한다.

양국 고위급 대화는 호주·중국 관계 국가재단과 중국인민외교학회가 공동 주최한다. 중국은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 겸 중국인민외교학회 명예회장이 대표단과 함께 참석한다.

양국 고위급 대화는 2014년부터 매년 열렸으나, 2020년부턴 중단됐다. 그 해에 양국의 갈등은 시작됐다.

호주가 △안보 우려가 있다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를 자국 인프라에서 배제하고 △코로나19 발원지 국제조사 요구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 반대 공동성명 △미군의 남중국해 군사훈련 참여 등을 진행하자, 중국은 호주산 쇠고기 수입 금지, 호주산 보리 고율 관세 부과, 호주 관광 자제, 호주산 제품 반덤핑 조사 등 경제 분야로 보복했다. 또 석탄 수입도 금지했다가 중국 내에서 전력대란이 발생한 이후에야 일부 수입을 재개했다.

페니 윙 외교부 장관은 “2020년 초 이후 이 대화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는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화하기 위한 또 다른 발걸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대화 재개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성과라고 관찰자망은 홍보했다.

왕 부장은 지난해 12월 베이징에서 페니 윙 외교장관과 ‘제6차 중국·호주 외교·전략 대화’를 갖고 고위급 교류 재개, 경제·무역 등에서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공동 성명을 통해 밝혔다.

중국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8월에는 호주산 보리에 대한 징벌적 관세(80%)를 철폐했다. 중국의 호주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해외 무역의 3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앤서니 앨버니지 노동당 당수가 지난해 5월 호주 31대 총리로 선출된 것이 양국 관계 개선의 징후”라고 진단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지난달 25일 자국 언론에 “적절한 시기에 방중 날짜를 잡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호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국가이며 양국의 경제 구조는 상호 보완적”이라며 “관계를 개선하고 유지하며 발전하는 것은 양국 및 양국 인민의 기본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