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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 이상 노조 세액 공제 받으려면.."회계장부 공개해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 11일까지 입법예고
회계공시와 조합비 세액공제 연계 추진


1000명 이상 노조 세액 공제 받으려면.."회계장부 공개해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7.24. jhop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1000명 이상의 조합원을 둔 노동조합의 경우 회계장부 공개 여부에 따라 세액 공제 여부가 갈리게 된다. 올해 10~12월 납부 예정인 조합비에 대해 산하조직과 상급단체 모두 결산결과를 공시할 경우에만 세액 공제가 가능해진다. 공공성·투명성이 부족하면 국세 지원도 없다는 입장을 재차 명확하게 밝힌 셈이다. 세액 공제를 희망하는 노조는 한 해 동안의 수입·지출과 자산·부채를 공시해야 한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당초 내년 1월 1일 시행이었지만 시점을 앞당겼다. 조기 시행을 위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 재입법예고는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다.

근로자에게 기부금 15%에 해당하는 금액이 세액 공제 대상이 된다. 1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30%를 적용하고 있다. 병원·학교 등 공익법인에 대한 기부금은 결산결과 공시 등을 요건으로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이번 개정안은 노동조합 회계장부 비치·보존 점검 등 회계 투명성 강화 조치의 일환이다. 조합원의 노조 회계에 대한 알권리를 제고하고, 노조의 회계 운영에 대한 재점검 기회를 부여하는 등 노조 회계 공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그간 정부 보조금의 90%가 양대노총에 편중·지원됐다는 점에서 정부여당 안에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진 중에도 공적자금의 사용내역 등을 제대로 알 길이 없어서다.

불공정 노사관행과 관련한 '노조 운영비 원조 현황' 전수조사의 중간 공개 내용에 따르면 일부 노조에서는 사용자로부터 '노조 전용 자동차 10대', 또는 '수억원의 현금'을 받거나, 노조 사무실 직원의 급여까지 지급받은 사례도 적발됐다.

노동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 6월 내년도 실시를 위한 입법예고 당시 한국 노총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시행령 개정안의 목적은 지원이 아닌 협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노총 역시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1000명 이상 노조 소속 조합원에 대해서만 조합비 세액공제를 배제하고 있다"며 사실상 '거대노조'를 겨냥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노동조합 회계공시 시스템’을 오는 10월 1일 개통하고 11월 30일까지 두달간 2022년도 결산결과를 시스템 내 공시하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사실상 노동계의 반발에도 완고하게 기존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다만 9월까지 기납부된 조합비는 종전과 같이 결산결과 공시와 관계없이 세액 공제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10~12월 간 납부한 조합비는 내년 1월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를 신청할 수 있다. 공시시스템에 노동조합이 공시를 올렸을 경우 이를 기반으로 신청하도록 했다.

정부는 "노동조합에 회계 공시 시 참고할 수 있는 회계 공시 매뉴얼을 마련하는 한 편,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온라인·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제도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