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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집단행동 징계 원칙"… 교사들 "업무 외 활동" [공교육이 멈췄다]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집회
교사들 연가·병가 내고 참여
교권보호 정책 강화 등 요구

교육부 "집단행동 징계 원칙"… 교사들 "업무 외 활동" [공교육이 멈췄다]
4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A교사가 재직한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실이 텅 비어 있다.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인 이날 전국 상당수 교사가 연가·병가를 내며 '우회 파업'에 나섰으며 단축수업 등 수업 방식을 바꾸는 학교가 속출했다. 뉴스1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4일 집단 연가·병가를 낸 교원들의 징계 여부와 관련해 교육부는 "기존 원칙이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선 교사들이 4일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를 맞아 대규모 추모집회를 열면서 교육당국과 교사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교사들은 이날을 '공교육 정상화(멈춤)의 날'로 선포하고 오후 4시30분 국회 앞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최근 사망한 교사들을 기리며 교권보호 정책 강화를 요구했다. 교육부는 이날 집단 연가나 병가를 내는 교원들의 행위에 불법성이 있다며 강경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일부 교육감은 잇따라 지지성명을 냈다.

■교육부 "원칙 바뀌지 않았다"

국가공무원법 66조에 따라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학교에 공문을 보내 "재량휴업이라고 하는 임시휴업은 매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거나, 비상재해나 그 밖의 급박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 학기 중 정할 수 있다"며 "교원의 집단행동은 비상재해나 그 밖의 급박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으며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업을 위해 재량휴업을 한 학교장, 연가 또는 병가를 낸 교사를 최대 파면 또는 해임의 징계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문이 내려오자 대다수 학교가 재량휴업일 지정을 취소했다. 지난 1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전국 초등학교(6286개교)의 0.5%에 그치는 30개 학교에서만 이날 재량휴업을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교육부는 4일 출입기자단과의 브리핑에서도 "(징계 여부와 관련해) 기존 원칙이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인활동이니 위법 아니다"

일선 학교 측과 교사들은 교육부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등학교장 A씨는 이날 병가를 낸 교사 대신 직접 학생들의 수업을 진행했다. A씨는 "재량휴업을 하지 못하고 병가를 내면 받아주기로 했다. 대신 병가 증거를 확실히 제출하라고 했다"며 "명확한 휴가 사유가 있다면 교장으로서 승인하지 않는 게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5년차 중등교사 B씨는 "학교에서 미리 재량휴업하겠다고 공지해 혼란을 줄이려 했는데 교육부에서 그조차 못하게 해 오히려 문제가 커진 것"이라며 "당일 아파서 병가 낸 것을 반려하면 지나친 권리침해이며 실제 아파서인지 아닌지 전수조사도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서울교사노동조합(노조) 측은 이날 집회가 단체행동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추모집회를 주도하는 단체 '한마음으로 함께 하는 모두'에 대해 "한시적으로 만들어진 모임이지 단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노조에서도 집회에 개입하지 않았고 교사들이 개인적으로 휴가를 낸 것을 단체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업을 마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오후 4시30분 집회가 시작된다. 전국 각지에서도 집회를 진행해 지역교사들이 휴가를 내고 서울까지 올라오는 일이 없다"며 "업무 외 시간의 활동이니 집회결사의 자유 정도로 봐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