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편결제수단, 실물카드에서 삼성페이·애플페이로 무게중심 옮겨가는 추세
카카오페이 '태그결제', 네이버페이 '클로바 페이스사인' 등 차세대 기술도 출현
인공지능 얼굴인식 기술 토대로 한 '클로바 페이스사인' 둘러싸고 각종 기대·우려 대두
네이버페이 "얼굴인식 전 본인동의 필수, 정보 입체적으로 저장해 닮은꼴 결제 안 돼"
전문가들 "관건은 보안"
네이버페이가 지난달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막한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3’에 참여해, AI 얼굴인식 기술 기반의 ‘페이스사인 결제’를 선보였다. 사진=네이버페이 제공
[파이낸셜뉴스]국내 간편결제수단에 다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실물카드에서 삼성페이·애플페이 등 모바일 결제 수단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가운데 별도의 결제 기기 없이 휴대폰 접촉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한 '태그 결제'나 얼굴인식 기능을 토대로 한 '페이스사인 결제' 등의 방식이 도입되며 편의성이 증대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편리한 만큼 개인정보 복제·유출에 취약해 보안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각각 새로운 간편결제 기술을 선보였다.
먼저 카카오페이는 오는 10월 말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결제 방식인 '태그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는 가맹점 점주가 휴대폰에 설치된 ‘카카오페이 비즈니스’ 앱에서 금액을 입력하고 카카오페이 사용자의 휴대전화 뒷면과 맞대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고객이 앱을 구동해 결제 바코드를 준비할 필요도 없다.
네이버페이는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한 ‘클로바 페이스사인’ 결제를 내놨다. 해당 기술은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먼 거리에서도 0.1초의 빠른 인식 속도와 99%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빠른 워크쓰루(walk-through) 출입을 비롯해 결제, 발열 체크 등의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하며 현재 네이버 사옥 '1784'에 도입돼 네이버 직원들의 게이트 출입·시스템 로그인·결제 등에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현재 해당 기술을 기업간거래(B2B) 방식으로 확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기업에서 문제 없이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 일반 가맹점에 도입하는 것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얼굴인식 결제 방식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10대에서 40대 고객 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결제를 위해 얼굴 정보를 등록하는 게 조금 불안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80%였으며 '얼굴인식 결제가 편리하고 좋을 것 같다'고 응답한 비중은 20%에 그쳤다.
하지만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얼굴정보를 수집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반드시 본인 동의를 받은 후 등록을 원하는 고객에 한해 얼굴 정보를 클라우드(페이스사인 기기)에 안전하게 저장하는 시스템"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또 "향후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방식으로 서비스가 출시되더라도 한 가맹점에 얼굴을 등록했다고 해서 다른 가맹점에서 결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기기가 설치된 가맹점마다 최초 1회 얼굴 등록에 동의해야 한다"면서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제가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네이버페이는 얼굴 등록이나 결제 중에 도용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진이나 동영상이 아닌 실물 얼굴을 통해서만 등록 및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이라며 "등록 과정에서 얼굴의 깊이, 눈과 귀 사이의 거리 등 입체적인 요소가 모두 저장되기 때문에 닮은 사람이 오더라도 결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관건이 '보안 강화'라고 지적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얼굴 정보가)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보안이 잘될 경우 안전하다"면서도 "망을 통해 얼굴 인식값과 결제 정보가 결합된 상태로 돌아다니는 것에 대한 보안 대책 및 개인정보 보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역시 "가장 편리하고 정확한 기술일수록 위험성을 동반한다"며 "생체정보의 경우 해킹 등을 통해 유출되거나 복제돼도 주민등록번호나 전화번호 등 여타 개인정보처럼 바꿀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얼굴 정보 관리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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