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사회적 책임 압박에
상반기 이례적으로 많이 뽑아
디지털 전환 여파 영업점 줄어
공채보다 수시 채용 활발할 듯
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하반기 채용공고를 속속 내는 가운데 지난해에 비해 채용 인원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에 상반기 채용 인원을 대폭 늘린 탓에 하반기는 전년보다 채용폭이 줄었다.
하지만 3년여 간 코로나19로 비대면 금융 전환이 가속화 되면서 은행들 역시 점포 수를 줄이고 있어 은행권 채용 축소는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하반기 전년 比 채용 축소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하반기 채용 '스타트'를 끊은 하나은행은 이번 채용 인원을 지난해 하반기(300명) 대비 줄어든 180명으로 공지했다. 신한은행도 올 하반기 총 250명 규모 신입 행원 공개채용에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 400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모집했는데 이번 채용에서 정원 150명을 줄였다. 농협은행은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으나 전년 동기 대비 20명 줄어든 1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대비 채용을 확대했다. 지난해 상·하반기 각각 150명이었던 채용 규모를 올 상·하반기 250명씩으로 늘렸다. IBK기업은행 역시 지난해 보다 20명 늘려 하반기 신입행원 180명을 공개채용한다. 국민은행은 아직 채용 규모 및 시기가 미정이다.
이는 올초 금융당국의 이자 장사 비판 및 사회공헌 확대 요구에 따라 채용 인원을 크게 늘린 것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만 총 1500명 규모를 모집해 전년 동기(950명) 대비 58%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상반기 채용이 없던 하나은행도 올해 이례적으로 250명 채용을 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채용 계획이 미정인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의 올해 연간 채용 인원은 △농협은행 600명 △신한은행 500명 △우리은행 500명 △하나은행 460명 등 총 2060명이 될 예정이다. 4개 은행의 지난해 연간 채용 규모였던 1720명보다 많다.
■비대면 확산 '비용 효율화' 관건
다만 이는 '회복'에 그칠 뿐 절대적으로 큰 숫자라고 보기 어렵다. 앞서 코로나19 직전이던 지난 2019년에는 5대 시중은행 채용인원만 총 3000명이 넘었다. 상·하반기 각각 400명대 채용을 진행했던 우리은행을 필두로 대부분 500명이 넘는 수를 채용했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은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금융 전환으로 점포 수를 줄이고 희망퇴직을 늘리고 있다.
실제 5대 시중은행 영업점은 지난 1년간 142개, 올해에만 105개가 사라졌다. 신한은행은 최근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를 만 39세 이상 직원으로까지 확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타격 없이 승승장구해 인력 감축이 오히려 생산성 증대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상반기 각 사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충당금 적립 전 이익/직원 수)은 평균 1억8440만원으로 전년 동기(1억4720만원) 대비 25.2% 증가했다. 신한·하나은행에서는 올 상반기 1인당 생산성이 2억원을 넘겼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 번에 너무 많이 채용할 경우 한순간 인력 공백이 생길 수 있어 꾸준하게 채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공채만 있는 게 아니라 수시 채용 등 다른 채용도 많다"고 설명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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