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여파 사업 예산 78% 삭감
국책사업인 ‘새만금 개발’ 빨간불
도의원들 삭발투쟁 등 반발 확산
전북도의원 집단 삭발 투쟁. 전북도의원 14명이 5일 전북도의회 앞에서 새만금 예산 삭감을 규탄하며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정부의 새만금 SOC(사회기반시설) 예산 삭감과 기본계획 변경 결정에 전북지역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5일 전북도의회에서는 도의원 14명이 새만금 예산을 복원하라며 삭발을 단행하면서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이날 삭발식에는 이정린 부의장, 김만기 부의장, 김정수 운영위원장, 나인권 농산업경제위원장, 박정규 윤리특별위원장, 염영선 대변인, 임승식·황영석·박용근·김동구·윤수봉·한정수·장연국·진형석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 의원은 "새만금 사업 관련 예산 78% 삭감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예산폭력"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도민의 분노를 표출하고자 삭발 투쟁에 나선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북도를 향한 잼버리 파행 책임에 따른 정치공세가 도를 넘더니 급기야 새만금 SOC 예산이 난도질당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새만금에 대한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예산을 살려내라"고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660조원 규모 내년 정부 예산안 중 전북은 7조9215억원이 반영했다.
이는 올해 정부 예산안 반영액 8조3085억원보다 3870억원(-4.7%) 감소한 규모다. 전북도는 1452개 사업에 9조9092억원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951건만 반영했다.
특히 새만금 개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새만금 기본계획에 반영된 주요 SOC 10개 사업 정부부처 반영액은 6626억원이었다.
중앙부처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예산이었지만 기획재정부 심사과정에서 75%(-5147억원) 삭감돼 정부안에는 1479억원만 반영됐다.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100억원),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1단계(62억원), 새만금 간선도로 건설(10억원),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2단계 조성(9.5억원) 사업은 부처안에 반영되었으나 기재부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1191억원→334억원), 새만금 국제공항(580억원→66억원), 새만금 지역간 연결도로(537억원→11억원), 새만금 신항만(1677억원→438억원), 새만금지구 내부 개발(2228억원→565억원) 등은 부처반영 대비 대폭 삭감됐다.
그동안 새만금은 정부 차원의 든든한 지원과 함께 항만·철도·도로 등 새만금 내부 개발이 가시화되고 특별법 개정으로 대규모 투자 여건이 마련되며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고 있었다. 1년 남짓한 기간 6조6000억원의 투자유치가 이뤄진 상황이다. 예년에 비하면 괄목할 성장세다.
하지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이라는 돌발 변수가 애꿎은 새만금 개발 예산과 전북도 국가예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잼버리 행사를 기점으로 여권과 재정 당국의 기류가 변하며, 결국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새만금 사업과 전북 국가예산에 여파를 미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전북을 연고로 하는 정치 원로들과 시민사회단체가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어 정부 예산안의 국회 단계 반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ang123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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