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인스타그램 © 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의 49재를 맞아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43)이 “교단을 절벽 끝으로 바꾸어 놓는 정치 행정”과 “49일이 되도록 입건된 피의자가 단 한 명도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의 49재였던 4일 허지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은 지난 7월 숨진 서초구 선생님의 49재다. 전국의 많은 교사들이 오늘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추모 집회에 나설 계획”이라며 “교육부가 파면이나 해임 등 강경 조치를 경고하면서 분위기는 다소 험악하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권리만을 주장하는 사람들로 빽빽하게 들어차버린 교실 안팎의 풍경을 만든 것도, 그런 풍경 안에 교사가 아무런 권리 없이 책임만 가지고 서있도록 방치한 것도 애초 교육부였다는 걸 감안하면 교육부에 지금 상황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이어 “지난 목요일 서울 양천구와 전북 군산시에서 초등학교 교사 두 명, 그리고 어제 학부모 민원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경기 용인시 고등학교 교사가 숨진채 발견됐다. 나흘 동안 세 명이 죽은 것”이라며 “교단을 절벽 끝으로 바꾸어 놓는 정치 행정. 그렇게 절벽 위에 선 사람을 포위하듯 둘러싸고 한 걸음씩 압박해 떨어뜨리는 현실. 누군가 직접 손을 대어 떠밀은 사람이 없다한들 대체 누가 이걸 살인이 아니라 할 수 있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척 없는 수사에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49일이 되도록 입건된 피의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이 기이한 참상을 우리는 결코 완전범죄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전국 시·도 교육청 등에서 추모 집회가 열린 가운데, 교사들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5개 교원단체와 합의해 ‘수업 방해 학생 분리와 학교장 보호제도를 입법화해달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교권보호 합의안’ 의결을 촉구했다.
교육부는 당초 이날 연가·병가를 낸 교사들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청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기존 입장을 공식척으로 철회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교육부의 징계방침 철회 입장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고인에 대한 순수한 추모의 마음과 교권회복에 대한 대다수 선생님의 마음을 잘 알게 됐다”며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연가·병가를 사용한 것은 다른 선택을 생각할 수 없는 절박한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모에 참가한 선생님들이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할 것"이라며 "교육당국이 선생님들을 징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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