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vs 양종희 ‘2파전’ 예상
‘국민은행장’과 ‘전략통’의 대결
심층인터뷰로 8일 최종후보자 확정
(왼쪽부터)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호치민시개발은행 회장.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을 KB금융그룹의 차기 수장이 8일 결정된다. 1961년생 동갑내기로 현재 내부 후보에 오른 허인 부회장과 양종희 부회장 간의 '2파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후보군 3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발표 시간은 오후 5시 전후로 예상된다. 이날 확정된 최종 후보자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하면 오는 1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후 11월20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5대 회장 자리에 오른다.
후보자 3인은 내부 인사인 허인 부회장, 양종희 부회장과 외부인사인 김병호 베트남 호치민시개발은행(HD은행) 회장이다. 김병호 회장은 지난 2020년 윤 회장 연임 당시에도 외부 인사로 압축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내부 후보 2명 중에서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금융그룹이 지난 2020년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등 경영 승계를 착실히 준비했고 금융당국도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에 내부 인사가 윤 회장에 이어 KB금융그룹을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내부 후보 중 은행장 경력에 강점을 지닌 허인 부회장은 경남 진주 출생으로 대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법대 80학번으로 79학번인 윤석열 대통령의 1년 후배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은행장을 역임하며 디지털부문 경쟁력 강화로 리딩뱅크를 탈환했다는 평가다.
허인 부회장은 국민은행 설립 최초로 은행장을 3번 연임한 뒤 부회장에 오르며 그룹 내 '영업통'으로 통한다. 지난해 초 부회장 자리에 올라 현재 글로벌·보험부문장을 맡고 있다. 그룹의 핵심이 은행인 만큼 은행장 경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영남 출신이란 점도 지역 안배 차원에서 고려되는 부분이다. 다른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경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전북 임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전남 보성)은 호남이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충남 부여 출신이다.
'전략통'으로 불릴 정도로 KB금융 내부에서의 입지가 탄탄한 양종희 부회장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하며 그룹의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다. 또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며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지주에서는 전략과 재무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지난 2019년부터 KB금융지주 보험부문장을 맡았고 2021년 가장 먼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개인고객, 자산관리(WM)·연금, 중소상공인(SME) 부문장을 맡고 있다.
양 부회장은 최근 대세인 사회공헌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 적극적이며 다방면에 아이디어가 많다는 평가가 많아 실제 면접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KB금융 내부와 사외이사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인사인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은 1961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20년 윤종규 회장 연임 당시에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그는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하나은행 하나금융지주회사 설립기획단 팀장, 하나금융지주 국외사업전반 총괄 상무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 하나은행 경영관리그룹총괄 부행장과 기업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5년 2월에는 하나은행장에 올랐고 그해 9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지냈다.
이후 세계은행(WB) 산하 국제금융공사(IFC) 수석고문과 SK 사외이사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베트남 중견은행인 HD은행 회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한편 KB금융지주의 역대 회장은 △1대 황영기(2008년 9월~2009년 9월) △2대 어윤대(2010년 7월~2013년 7월) △3대 임영록(2013년 7월~2014년 9월) △4대 윤종규(2014년 11월~현재)로 이어진다. 윤 회장 이전 1~3대 회장은 외부 출신으로 황 전 회장은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 윤 회장은 국민은행장을 역임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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