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기사판 최저임금제…지난해 일몰
野 연장안 vs. 與 ‘표준운임제’ 평행선
지난 4월 8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화물노동자 결의대회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안전운임제 확대와 완전한 지입제 폐지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화물기사판 최저임금제’ 안전운임제가 일몰된 지 약 8개월이 지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안전운임제 재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조오섭 의원 대표발의)을 이번 정기국회 우선 처리 법안 중 하나로 지정한 상태다.
안전운임제는 화물기사 과로·과속·과적 등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그들에게 최소한의 운임을 보장하는 제도다. 2020년 '3년 일몰제'로 일부 품목에 한해 도입됐는데 일몰을 앞둔 지난해 정부여당과 야권이 크게 대립했다.
당초 일몰 기한 연장을 주장하던 정부여당은 화물연대가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가자 안전운임제 자체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민주당은 일몰제 폐지가 골자이던 조 의원 대표발의안을 ‘3년 연장안’으로 수정한 후 단독으로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후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할 것을 시사했고, 정부여당은 표준운임제(운송사-화물기사 운임만 강제) 도입과 지입제(화물기사가 자신의 차량에 운송사 영업용 번호판을 받아 등록하고 일감을 따는 제도) 폐지 등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후로는 이렇다 할 국회 논의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폐지 이후 화물기사 월 소득이 평균 137만원 줄었다는 자체 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안전운임제를 재도입하라는 목소리를 다시 내고 있다. 독소 조항이 많다는 이유로 정부여당이 추진하려던 표준운임제에는 반대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국토위 간사 최인호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안전운임제 재도입을) 추진하려면 3년 연장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이 직회부를 할 만한 상황인지는 원내 지도부 판단이 필요하다. 언제 통과시킨다는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앞서 비슷한 절차를 밟아 본회의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이 줄줄이 대통령 거부권에 가로막혔고, 최근 김진표 국회의장이 단식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찾아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사전에 예고되거나 그렇게 되는 것이 분명한 사안에 대해 반복해서 (야당) 단독 처리를 계속하는 게 옳은 건가”라고 말한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마냥 강행에 나서기는 부담된다는 지적이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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