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비료용 요소 수출 중단
차량용 요소 수출 중단 소식은 없어
"제2 요소수 대란 올라" 운수업 종사자들 사재기 나서
12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 할인마트에서 발견한 요소수 매대. 매대는 비어있고 판매 개수를 제한하는 안내 글이 붙어 있다./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1인 1개'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 당시 전국 곳곳의 대형마트 요소수 진열장에 붙었던 안내문의 내용이다. 요소수 품귀현상에 구매 자제를 요청한 것. 2년여의 시간이 흐른 12일 서울 소재 대형마트 요소수 진열장에는 동일한 안내문이 다시 붙었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요소수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재고가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수요자들은 불안감을 이기지 못했다. 온·오프라인에서 요소수 사재기 현상이 일면서 다시 품절사태가 발생하고 있었다.
마트 "물량확보 힘들다"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직원 A씨는 "최근 요소수 수급에 문제가 있어 언제 제품이 재입고될지 모르겠다. 적어도 오늘은 재입고 계획은 없다"며 "한번에 2~3개씩 요소수를 사 가니 물량확보가 힘들어 어쩔 수 없이 판매 개수를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소수 수요가 급증한 것은 지난 7일 중국이 농업용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의 영향이 크다.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을 경험한 사람들이 요소수를 대량구매하고 있다.
40대 B씨는 "지난번과 같은 대란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살펴볼 때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 같다"며 "요소수를 좀 구매해 두려고 했는데 이미 대형마트나 주유소에서는 1인당 2~3통으로 판매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요소수 품절' 사태는 벌어지고 있었다.
이날 롯데정밀화학 요소수인 '유록스'의 공식 쇼핑몰은 '긴급 배송 중지'를 안내하고 있었다. 일시적인 요소수 주문 폭증으로 인해 택배 서비스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나와'와 'G마켓' 등에서도 요소수의 품절을 알리는 안내글이 올려뒀다.
12일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올라온 요소수가 모두 '일시품절'로 표기돼 있다.
운수업자 가격급등 걱정에 '불안'
특히 '제2의 요소수 대란'을 걱정하는 것은 택배업이나 운수업 종사자들이다. 화물차가 생계 수단이기 때문이다. 경유를 연료로 쓰는 화물차는 요소수가 떨어지면 시동을 걸 수 없다. 이들은 요소수 대란 조짐만으로도 생계에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서울 중구 황학동에서 만난 운송업 종사자 B씨(40대)는 "요소수 부족 사태로 2년 전처럼 가격이 급등하면 우리 같은 배달꾼들은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면서 "요소수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배달비를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막막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인근에서 청과물 트럭을 몰고 있던 김모씨(50대)도 "2년 전에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아주 힘들었다"며 "안 그래도 요소수 가격이 ('요소수 대란'을 기준으로) 1만원대에서 2만원대로 올랐는데, 더 오르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했다.
일단 시민들은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자는 분위기였다.
환경부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요소수 재고를 공개하는 3103개 주유소 중 97%에 재고가 있다고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C씨는 "아직 요소수 공급에 차질은 없다"면서 "2년 전에 그렇게 난리를 겪었는데 정부가 손 놓고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황학동 한 대형할인마트에서 만난 주부 서모씨(50대)는 "정부가 요소수를 2~3달 치 정도 확보했다고 하니 어떻게든 공급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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