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 정부가 제분업에 등에 파는 수입 밀가루 가격이 10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다. 3년 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던 밀 국제가격이 정점 대비 반값 수준으로 내려가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농림수산성이 오는 10월부터 수입 밀의 정부 매도 가격을 t당 평균 6만8240엔으로 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4~9월에 비해 평균 11.1% 싼 수준이다. 가격 인하는 202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 국내 식용 밀의 약 80%를 미국이나 캐나다 등 해외로부터 수입한다.
국가가 수입해 제분 업체에 파는 밀 가격은 국제 시세와 해상운임, 환율 등 6개월간 변동분을 반영해 매년 4월과 10월에 수정하고 있다.
밀의 국제 가격은 지난해 3월 세계 밀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급 불안으로 인해 부셸(곡물 중량 단위·1부셸=27.2㎏)당 14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를 갱신했다.
그러다 안정세를 되찾으며 지난 12일에는 부셸 당 5달러대 후반으로 정점 대비 60% 가까이 내렸다.
미 농무부(USDA)의 8월 시점 수급 보고에 따르면 2023~2024년도 세계 밀 생산량은 약 7억 9000만t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 될 전망이다.
매도 가격의 인하에 따라 닛신 제분 등 제분 대기업도 업무용·가정용 밀가루의 가격 인하를 검토한다.
닛신제분 베르나는 앞서 북미산 듀럼 밀 가격 하락에 따라 지난 9월 가정용 파스타 제품 일부를 인하했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밀 관련 제품의 소매가에서 원료 밀 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가정용 박력분으로 28%, 식빵이 9% 정도다.
매도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섬에 따라 밀 관련 제품의 가격 인상 열풍이 진정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소비자들이 가격 하락을 실감하려면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등 한 단계의 상황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짚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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