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야외서 실내로 단식농성장 이동
최고위 연일 불참…의료진 "단식 한계"
더미래·더민초·민평련 등 의원들 방문
"건강 너무 안좋아지셨다…중단하시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부터 단식 장소를 당대표 회의실로 옮겼다. 이 대표가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 2023.9.13/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4일차에 접어든 가운데 당내 의원들은 13일 이 대표를 잇따라 방문하며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챙길 것을 권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 설치한 단식 농성 천막을 본청 내부인 당대표회의실로 옮겼다. 당 관계자는 "대표가 천막을 힘들어하셔서 옮겼다"며 "당분간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李 최고위 또 불참석…"檢 소환에 스트레스 받으셨을 것"
이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진 모습에 최고위원들은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회의를 주재한 정청래 최고위원은 "많은 국회의원님들께서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한다. 저도 마찬가지로 건강이 심히 걱정된다"며 "어제 검찰의 두 번째 소환 조사를 받았는데 겉으로는 건강한 척하지만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이재명 죽이기에 맞서 민주당부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싸우는 것이 급선무"라며 "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과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이재명을 지켜내자"고 강조했다.
단식 도중임에도 2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를 진행한 검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이며 정권의 정적 제거 수단이라는 지적이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 열흘째 단식 중인 제1야당 대표를 기어이 포토라인에 세우고 시간만 질질 끌며 조사하더니 어제는 단식 13일째에도 조사를 이어갔다"며 "물증 없는 터무니없는 수사를 감추려 특정 언론에 공무상 기밀 누설까지 행하는 범죄자 낙인찍기를 반복하고 있다. 제아무리 검찰이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질타했다.
단식을 12일째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천막농성장에 누워있다. (공동취재) 2023.9.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사진=뉴스1
당내 의원 모임들, 잇따라 李 찾아 '단식 중단' 권유
최고위원들은 회의를 마친 뒤 당대표회의실로 이동해 대표와 면담을 가졌다. 이들은 이 대표의 안위를 걱정하며 건강을 챙길 것을 권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어제도 그 어려운 일정을 다녀오셔서 대표님 몸이 제일 걱정"이라며 "국민들이 걱정이 너무 많다"고 우려했다.
이에 이 대표는 아직 괜찮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면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대통령실의 개각 계획에 관심을 가지며 현안을 챙겼다. 고민정 최고위원이 "오늘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 여성가족부의 개각 발표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고 하자 이 대표는 "대안으로 훌륭한 분들이더라"며 지적했다.
이 밖에도 이날 단식농성장에는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김근태계 의원 모임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등 여러 의원들이 방문해 이 대표의 단식을 중단을 요청했다.
현재 이 대표의 건강 상태는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천준호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의료진에 따르면 통상 10일~14일을 넘기면 의학적으로 불가역적인 손상이 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단식 한계에 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아직까지 이 대표의 체온, 혈당, 혈압 등은 심각하게 비정상적이지는 않지만 저체온증 등으로 인한 신체 기능의 저하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천 실장은 이어 "7일째 검사에서부터 전해질 불균형이 보이기 시작했고 어제부터는 부정맥 빈도도 많아지고 있다"며 "체중 감소도 상당해 의료진들은 이후부터는 모니터링을 더 자주 시행할 예정이다. 의료진들은 지금이라도 단식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향후 심각한 이상 소견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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