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가 '가상자산 클레이 관련 횡령 배임 의혹' 고발장을 접수했다./ 사진=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시민단체가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과 카카오 관계사 임원 등이 가상자산 ‘클레이(Klay)’를 통해 횡령·배임 등을 저질렀다며 이들을 고발했다.
클레이는 카카오 산하 클레이튼(이후 크러스트로 사명 변경)에서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한때 시가 총액 1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현재는 가격이 폭락한 상태다.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대표 김경율)는 13일 오후 2시께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 합동수사단에 김 전 의장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카카오는 지난 2018년 자회사를 통해 클레이튼(Klaytn)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오픈하고 가상자산 클레이를 발행한 뒤 소수의 내부자들이 투자·보상·용역비 등 각종 명목을 붙여 클레이를 나눠가진 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이 돈은 모두 투자자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남부지검을 찾은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미래의 먹거리를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유통시켰음에도 우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가상자산 상당수가 김범수 전 의장 측근 일가의 개인 회사들에 모여있다"며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금융 규제를 제대로 이행하고 지켜졌는지 확인해보고, 시민들의 돈으로 오너 일가의 호주머니를 불린 것은 아닌지 엄중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경제민주주의21는 카카오 관계자들이 거래소 상장 전 비공개로 일부 투자자들에게 직접 클레이를 판매해 1500억~3000억원 상당을 모집하고 클레이를 유동화해 자금을 유용(횡령)한 것으로 봤다.
또 지난 2022년부터 '해외 투자사업'을 명목으로 관계사들이 크러스트에서 3년간 수천억원 상당의 클레이를 용역비로 받은 배임 의혹도 있다.
이번 고발에 대해 카카오 측은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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