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백현동 개발사업 당시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대표를 잘 챙겨달라고 지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는 백현동 사업 당시 용도변경 등 실무를 담당한 성남시 도시계획팀장 출신 김모 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김씨는 "정 전 실장이 증인을 술자리에 불러 '인섭이 형이 백현동 사업을 하려 하는데 잘 챙겨줘야 한다', '나중에 신청 서류가 들어오면 챙겨달라"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또 김씨는 "정 전 실장의 말이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절차를 김 전 대표가 원하는 대로 진행하라는 것으로 이해했냐"는 검찰 질문에도 "그렇다"며 "이행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따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정 전 실장이 백현동 부지의 주거 용지와 연구개발 용지 비율 등을 정하는 과정에도 개입했다고도 증언했다. 당시 김씨는 주거 용지와 연구개발 용지 비율을 6대4로 해달라는 부동산 개발회사 아시아디벨로퍼 정바울 회장의 요구를 거절했는데, 요구를 들어달라는 정 전 실장의 지시에 이를 받아들였다는 내용이다.
김씨는 "김 전 대표가 자신에게 백현동 부지 개발사업을 하려는데 2층에서도 잘해보라고 하더라"는 취지로 얘기했다고도 증언했다.
'2층'은 성남시장실이 있는 곳이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성남시 백현동 소재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성남시가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부동산 개발회사 아시아디벨로퍼가 이 대표 선거 캠프 출신인 김 전 대표를 영입한 뒤 부지용도 상향 등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대표의 공소장에도 "김인섭은 이재명·정진상과의 밀접한 관계 등을 이용해 성남시의 각종 사업에 대한 인허가뿐만 아니라 성남시 공무원의 인사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소위 '비선 실세'로 통했다"고 적시한 바 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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