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신림 흉기난동' 조선, 피해망상 재차 주장…檢 "최원종 보고 번복"

검찰 "서현역 흉기난동 이후 갑자기 해킹 언급"

'신림 흉기난동' 조선, 피해망상 재차 주장…檢 "최원종 보고 번복"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이 지난 7월 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신림동 흉기 난동'으로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이 법정에서 피해망상에 의한 범행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검찰은 조씨가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인 최원종을 보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조승우·방윤섭·김현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씨의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 및 모욕 등 혐의 공판에서 "피고인은 남성들이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에 휴대전화가 해킹을 당한 것이 아닌지 검색했고, 자신의 컴퓨터를 부수거나 휴대폰을 초기화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피해망상을 겪었다"며 "현실과 망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유일한 수단이 타인에게 공격하는 것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씨 측은 첫 공판부터 줄곧 피해망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달 공판에서도 "공소장에 기재된 바와 같이 또래 남성에 대한 열등감과 분노를 품어온 사실이 없다"며 "당시 본인을 미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등 피해망상을 겪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씨의 말이 여러차례 바뀌고 있어 이같은 진술을 의심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진술이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선 검찰 조사에서 조씨는 '잘생긴 사람, 키 큰 사람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나는 또래 남성들보다 키도 작고, 어깨도 좁다' 등 열등감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피고인은 5회 피의자 조사 때부터 해킹을 언급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분당 서현역 사건 발생으로부터 사흘 뒤"라며 "피고인이 갑자기 해킹을 말한 이유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최씨의 경우 검찰 조사에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스토킹하고 괴롭힌다며 망상 증세를 계속 보였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다음 달 18일 열리는 공판에서 증거 조사와 증인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조씨는 지난 7월 21일 오후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범행 당일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 택시에 무임승차한 혐의도 받는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