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가계대출 8월 6조9천억 증가...50년 주담대 40년으로 축소

상환능력 입증땐 50년 예외 적용
특례보금자리형 일반대출은 중단

가계대출 8월 6조9천억 증가...50년 주담대 40년으로 축소
오는 27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이 중단되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50년 만기 상품도 사실상 없어진다. 지난 8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075조원 규모로 5개월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가계부채가 금융시장 불안요소로 떠오르자 금융당국이 대출 옥죄기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등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비켜가며 가계대출 급증을 불러온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의 최대 만기를 40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가계대출 잔액은 8월 말 기준 1075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9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주택구입자금 수요가 급증했다.

금융위 김태훈 거시금융팀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졌다"며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가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주담대만 보면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 8월 말 신용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은 전달보다 1000억원 줄었는데 주담대만 7조원 늘었다. 주담대는 지난 2월 3000억원 반짝 감소를 보인 뒤 6개월 연속 증가세다.

예금은행의 8월 말 기업대출 잔액은 1226조9000억원으로 전달보다 8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009년 한은이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이래 동월 기준 2번째로 큰 폭이다. 기업의 자금수요에 은행의 느슨한 대출태도가 겹쳐 지난 7월 8조7000억원 증가에 이어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대기업대출이 2조9000억원, 중소기업대출이 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경기가 올 들어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주택 구입 관련 자금수요가 늘었다"며 "주담대 수요를 유발하는 근본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윤 차장은 이어 "지금까지 주택 거래량 추이를 보면 당분간 주담대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는 나이를 활용한 규제가 아닌 명백히 상환능력(소득)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50년 만기 대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는 27일부터는 정책금융상품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의 대출도 중단한다.
출시 당시 12개월 한시운영을 내걸었지만 8개월 만에 '소득 1억원 이하 및 주택가격 6억원 이하'만 받을 수 있는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만 남았다.

일각에서 이미 DSR 우회를 통한 무리한 주택구입용 대출이 이뤄진 만큼 대책 마련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강화가 늦어져 '막차'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는 해석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