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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 가뭄 직격탄… 운임비 인상 불가피

운하청 "내년까지 운영 정체"
통행량 줄어 이미 '물류 대란'
중국발 美 운임비 43% 급등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중미의 파나마 운하가 가뭄으로 인해 적어도 내년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전망이다. 파나마 운하의 정체가 계속된다면 해운 운임 상승이 불가피하다.

■통행 제한 불가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나마의 리까우르떼 바스케즈 파나마운하 청장은 12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가뭄으로 내년까지 정상적인 운하 운영이 어렵다고 밝혔다.

파나마 운하는 이미 지난 4월부터 물 부족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운하를 통행하는 선박의 무게 제한을 강화하는 동시에 통행량을 줄이고 있다.

바스케즈는 올해 발생한 엘니뇨의 영향으로 운하에 물을 공급하는 가툰 호수의 수위가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5개월 이상, 0.5도 이상 올라가면서 서태평양의 온도는 내려가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보통 2~7년 주기로 반복된다. 올해 엘니뇨는 4년 만에 찾아왔다. 그는 "일단 올해 남은 기간 동안 현재 통행량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파나마 운하는 중대한 물 부족 문제를 겪고 있으며 내년까지 현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교역량의 약 4~5%가 지나가는 파나마 운하는 6개의 갑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배가 갑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부력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 물이 필요하다.

WSJ는 2016년에 54억달러(약 7조1679억원)를 들여 지은 신축 갑문의 경우 배 1척을 통과시키기 위해 7억5708만리터(L)의 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1914년 운하 개통 당시 사용했던 갑문에 필요한 물에 비해 4배 많은 양이다.

■정체 심각, 해운 운임 급등

파나마 운하청은 지난 6월부터 운하를 통행하는 선박의 최대 흘수를 15.24m에서 13.2m로 변경했다. 흘수는 배가 물에 잠기는 깊이를 말하며 흘수가 클수록 더 많은 짐을 실었다는 의미다. 7월부터는 일평균 통행량도 기존 36척에서 32척으로 줄였다.

통행량에 제한이 걸리다보니 정체가 심해지고 있다.

12일 기준으로 운하 통과를 위해 기다리는 선박은 116척이었으며 최근에는 최대 163척이 기다리기도 했다. 바스케즈는 현재 예약 없이 진입한 선박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평균 5일이라며 최장 2주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다보니 물류업체들의 운송비는 늘어나고 있다.
해운 업체들은 운하 통과를 위해 1척당 화물 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배송 기한을 맞추려고 남미 대륙을 돌아가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발 미주 동부행 해운 운임은 지난 8일 기준 1FEU(길이 12m 컨테이너 1개)당 286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마지막 주(2010달러) 대비 43% 상승한 가격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