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경제 낙관론이 힘을 받는 것과 대조적으로 세계 양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아문디가 올해 말이나 내년초에는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면서 노동시장 균열이 그 조짐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3월 2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틀랜타테크빌리지에서 열린 취업설명회에 대학생들이 모여있다. AP뉴시스
세계 양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아문디가 미국 경제침체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시장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이 미 경제를 좌초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낙관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다른 분석이다.
블랙록과 아문디는 미 경제가 고강도 금리인상 속에서도 강한 내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제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운용자산 규모 2조1000억달러의 아문디 최고투자책임자(CIO) 빈센트 모티에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못박았다.
모티에는 경기침체를 전제로 "문제는 이 침체가 얼마나 깊고 오래 갈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비관했다.
운용자산 규모 9조4000억달러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글로벌채권 부문 CIO 릭 리더도 미 경기 전망에 점점 비관적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리더는 미국이 심각한 침체는 피하겠지만 경기둔화세가 이미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얼마전 까지만 해도 미 경제에 상당히 긍정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역설적이게도 다른 이들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하는 때에...경기둔화의 확실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블랙록과 아문디 모두 현재 미 국채 '비중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났고, 이에따라 국채 가격이 상승(수익률은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 반영돼 있다.
두 자산운용사 모두 경기둔화 여파로 미 달러 역시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들어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배치되는 전망이다.
다른 금융사들은 대조적으로 낙관으로 돌아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이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낮춰 잡았다.
12일 공개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설문조사에서도 낙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설문에 응한 글로벌 펀드매니저들 약 75%가 세계 경제가 연착륙하거나 아예 둔화세로 들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6월 조사 당시 68%에 비해 늘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지난 주말 미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점점 확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아문디의 모티에와 블랙록의 리더는 모두 노동시장 균열을 경기침체 조짐으로 들었다.
8월 미 실업률은 노동참가율이 높아지면서 신규고용 증가세 속에서도 한 달 전 3.5%보다 높은 3.8%를 기록했다.
리더는 "처음으로 노동력에 일부 눈에 보이는 균열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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