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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틀리면 바늘로 몸 찔려" '학대 부모' 부양 의무 있을까

"문제 틀리면 바늘로 몸 찔려" '학대 부모' 부양 의무 있을까
ⓒ News1 DB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유년 시절 어머니에게 각종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당한 여성이, 어머니를 모실 수 없다며 ‘부양할 의무’에 대해 고민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20대 여성 A씨는 지난 12일 JTBC ‘사건 반장’에 사연을 보내 “평생 어머니에게 학대를 당해왔다”라며 초등학생 때 공부하다 문제를 틀리면 바늘에 몸을 찔렸고, 화가 난다는 이유로 머리를 맞고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버지와는 어머니의 외도로 A씨가 초등학교 때 이혼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A씨에게 “아빠가 벌어오는 게 시원찮으니 내가 희생해서 저 집으로 시집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아버지와 살기 원했으나, 어머니는 딸을 억지로 끌고 가더니 전 아버지에게 수시로 양육비를 요구했다고 한다. 심지어 아버지에게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걸며 “양육비를 보낼 때까지 아이를 때릴 테니까 빨리 돈을 보내라”고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산재 사고로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보험금은 법적 상속인 A씨가 받게 됐으나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법정관리인인 어머니가 보험금을 가져가게 됐다.

또 아버지가 숨지면서 양육비를 받지 못하게 된 어머니는 고등학생인 A씨에게 돈을 벌어오라며 아르바이트를 시키고, 딸의 월급을 가로채기까지 했다고 한다.

버티다 못한 A씨는 집을 나와, 직장을 구한 뒤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으나, A씨 앞에 어머니가 나타났다고 한다.

A씨는 “어머니가 제가 다니던 회사마다 쫓아와서 패악질을 부렸다”며 “저를 막 때리고 이러니까 사람들이 신고하면 ‘네가 무슨 권한으로 신고하냐’고 하고, 사업장에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신고를 당해서 경찰이 와서 어떻게 하냐고 해서 저한테 오지 말라고 각서를 쓴 적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 A씨는 이 같은 일 때문에 회사에서 나가게 됐고, 정착도 못 하고 지금은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상태다. A씨는 “이렇게 저를 평생 학대해 온 엄마를 부양할 의무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 "여러 문제로 부양 의무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여"

백성문 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부양 의무가 있다”라며 “다만 부양 의무라는 게 부모가 자녀에 대해서는 일차적인 부양의무지만 자녀의 부모에 대한 의무는 이차적 의무라서 내가 쓰고 남는 돈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백 변호사는 “혹시라도 부양의무로 인해 소송을 당한다면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제출할 경우 부양 의무를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가 봤을 때 잘못된 법이다”라며 “이처럼 뜬금없이 부모가 나타났을 때 핏줄이라고 부양 받는 것은 법으로 막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희 샤론정신건강연구소 소장은 “엄마가 안 변하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경우에 엄마가 딸의 죄책감을 무기로 삼을 것”이라며 “심리적,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우선이며 내 마음이 편해졌을 때야 어머니를 용서하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