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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대응] G20 회의 계기 인도, 외교무대에서 실세 자리 굳혀

[이슈대응] G20 회의 계기 인도, 외교무대에서 실세 자리 굳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국제 언론 센터에 들러 손을 흔들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외교무대에서 인도의 행보가 거침이 없다. 지난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끝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을 맡은 인도는 세계 지도국 중 하나로 부상했음을 보여준 것으로 외신들이 평가, 보도했다.

달에 우주선을 착륙시키는데 성공한지 불과 보름여 만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러시아와 중국의 정상들이 불참한 이번 회의를 주도하면서 인도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3~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기존 5개국 외에 추가로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6개국에 가입 초청이 공식 요청됐다.

이 같은 브릭스 확장은 중국이 서방중심의 주요7개국(G7)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적 승리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기존 회원국들간 정치적 체제와 경제력에서 차이가 있고 외교적 목표도 다른 마당에 회원국 증가로 인해 결속력이 앞으로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은 러시아와 이란을 가입시켜 미국에 맞서겠다는 야심을 보였으나 인도는 브라질과 함께 브릭스가 지나치게 반서방주의로 기울어지려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CNN은 남아공 브릭스 회의에서 확장을 결정한 것에 대해 이미 3년전 국경에서 양국간 병사들간 충돌로 관계가 소원해진 인도와 중국간 경쟁이 심화되고 마찰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남반구와 북반구 저위도의 개도국인 ‘글로벌 사우스’에서 입지가 강화됐으나 인도는 뉴델리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을 구석으로 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브릭스를 확장해 G7과 G20를 대체하겠다고 구상하는데 반해 인도는 기존의 체계를 무너뜨리기 보다 개혁하는 방향을 추구해왔다.

지난 11일 월스리트저널(WSJ)은 세계 무대에서 유럽과 미국의 영향력의 감소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가 부상했다고 분석, 보도했다.

인도도 중국처럼 ‘글로벌 사우스’에서의 영향력이 키우돼 뉴델리 G20 정상회의를 서방국과 개도국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기회로 만들고 이번 회의에서 아프리카연합(AU)를 합류시켰다.

또 모든 회원국들이 동의가 필요하지 않는 어젠다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본 회의와는 별도로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설 서방 중심의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합의에 성공했다.

IMEC는 유럽연합(EU)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미국이 재정을 지원해 인도와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뿐만 아니라 모디 총리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의 개발을 위한 글로벌 바이오연료 동맹을 출범시켰으며 브릭스 회원국인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소속된 IBSA그룹이 미국을 포함시켜 다자간 개발은행 개혁을 하기로 합의했다.

뉴델리 G20 정상회의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불참한 것에 대해 중국이 회의가 더 이상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으로 판단한 것으로 일부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인도의 중국 따돌리기가 앞으로 계속 이어지고 효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겠지만 G20 정상회의 불참에 따른 대 인도 관계 소홀로 인해 중국이 지고 인도가 더 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