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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건물주 될 수 있다고?"...‘금리 정점기’에 주목해야 할 리츠 투자[기똥찬 재테크]

여러 투자자한테 자금 받아 부동산 투자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나눠줘야
해외 리츠 투자는 ‘국내 상장 ETF’로
3년간 투자하면 9.9% 분리과세 혜택

[파이낸셜뉴스]역대급 금리 인상기에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덩달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의 성적도 좋지 않은데요. 그러나 위기는 곧 투자 기회이기도 합니다. 최근 ‘금리 정점론’이 스멀스멀 주목받으면서 다시 떠오르는 투자 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리츠(REITs)’인데요. 금리가 안정기에 접어들수록 리츠만의 ‘배당 매력’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다시금 황금기를 맞을 준비를 하는 리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소액으로 건물주될 수 있다는 ‘리츠’가 뭔데?

"나도 건물주 될 수 있다고?"...‘금리 정점기’에 주목해야 할 리츠 투자[기똥찬 재테크]
한국리츠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리츠는 소액으로 부동산을 공동 구매할 수 있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입니다. 여러 명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서 상가, 오피스빌딩 같은 부동산에 투자해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나 매각 차익 등으로 얻은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주는 방식이죠.

리츠는 1960년 미국에서 최초로 도입된 이후 2000년대 들어서 유럽과 아시아로 확산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에 기업들의 보유 부동산 유동화를 통한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2001년 5월 처음 도입됐습니다.

리츠의 구조는 위탁관리, 기업구조, 자기관리리츠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자기관리리츠는 투자할 부동산 자산을 직접 선정하고 운용하는 부동산투자회사입니다. 자기관리리츠를 제외한 위탁관리·기업구조조정 리츠는 자산운용 전문인력을 포함한 상근 임직원이 없어 자산운용을 전문 자산관리회사(AMC)에 위탁하는 방식입니다. AMC는 리츠의 자산운용을 수탁받아 △투자대상 선정 △리츠 설립 및 영업인가 △자금조달 △부동산 매입·관리·처분·청산 등을 담당하죠.

■높은 배당 수익에 세금 부담도 낮아 ‘일거양득’

"나도 건물주 될 수 있다고?"...‘금리 정점기’에 주목해야 할 리츠 투자[기똥찬 재테크]
국내 상장리츠 시장 현황(2023년 9월 15일 장마감 기준).

리츠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배당수익률입니다. 리츠는 법적으로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배당하게끔 돼 있습니다. 즉 리츠 주식회사는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배분한 후에 남은 돈을 운용비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죠.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리츠의 배당수익률을 7.8%, 정책형 리츠를 제외한 전체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9.9% 수준이었습니다.

또 리츠는 양도세, 보유세 등 각종 세금 부담이 큰 부동산 직접투자보다 세금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더구나 투자금액을 현금화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직접투자 방식과 달리 원하는 시점에 현금화할 수 있어 유동성 확보에도 용이합니다. 무엇보다 요즘 같은 고금리 시기에 대출받기도 힘든 상황에서 레버리지를 감수하지 않고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만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통상 국내 리츠는 1년에 2~4번 배당을 실시합니다. 만약 정말 ‘월세’처럼 매달 배당을 받고 싶다면 배당 날짜가 서로 다른 국내 리츠에 분산해 투자하거나 해외 리츠를 고려해 봐야 합니다. 아직 한국에는 월 배당 리츠가 없기 때문입니다.

리츠에 투자하는 법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를 사는 것과 새롭게 만들어지는 리츠의 공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나뉩니다. 전자의 경우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총 23개 중 선택해 구매하면 투자하면 됩니다. 후자와 같은 공모리츠 청약은 상장 후 주가가 오르면 시세차익을 얻는 방식인데 최근엔 부동산 침체로 성과가 좋지 않습니다. 지난 3월 한화리츠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의 최종 경쟁률은 0.53대1로 미달했었죠.

■해외 리츠 투자는 ‘국내 상장 ETF’로...“금리 상승기에는 취약”
"나도 건물주 될 수 있다고?"...‘금리 정점기’에 주목해야 할 리츠 투자[기똥찬 재테크]
주요 국가별 상장리츠 현황(2023년 3월말 기준). 한국리츠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만약 해외 리츠에 투자하고 싶다면 어떤 방식이 가장 효율적일까요? 정답은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ETF’입니다. 바로 세제 혜택 때문인데요. 현재 국내 공모 리츠 혹은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의 배당소득세는 최대 5000만원에 한해 9.9%로 분리과세 혜택이 적용됩니다. 통상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ETF, 해외 상장 ETF의 배당금에 배당세 14%, 지방소득세 1.4%를 더한 15.4%의 배당소득세과 붙는 것과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나는 것이죠.

이러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특례는 2026년 말까지 적용될 예정입니다. 기존에는 올해 말까지만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해외 주요국에 비해 국내 부동산 투자 시장이 주택 위주로 편중되자 분산을 위해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건데요. 더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 자체도 완화됐습니다. 분리과세 혜택이 적용되던 리츠를 3년 안에 팔아도 매도 금액을 다시 신규 리츠에 투자하면 계속 보유 중인 것으로 인정하기로 한 겁니다. 기존에는 한 종목에 반드시 3년 이상 투자했어야 했으나 중간에 사고팔아도 리츠에만 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주기로 한 거죠.

다만 리츠 투자에는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우선 대부분의 리츠는 건물 임대료 수익을 배당해 주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처럼 전세계가 금리 인상 기조를 가져가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거나 경기 침체로 건물에 공실이 늘면 수익구조가 위협을 받아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리츠가 건물을 구입할 때 투자금 외에 대출받아서 자본금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익의 90%를 배당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자본 증식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대출 이자는 전부 비용입니다.
때문에 고금리에 시중금리가 빠르게 오를 경우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임대료 수익 상당 부분을 대출 이자에 쓸 수밖에 없기도 하죠.

물론 리츠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지금을 투자의 타이밍이라고 보는 해석도 있는 만큼 투자에 정답은 없습니다. 금리 인상이 리츠 투자의 명과 암을 좌우하는 만큼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견해가 힘을 얻을수록 리츠의 인기는 높아지게 될 겁니다. 결국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중요한 건 리츠 회사의 운용 능력이 얼마나 안정적이고 해당 리츠가 매입한 자산이 얼마나 꾸준한 배당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지 고르는 능력일 겁니다. 금리가 안정세를 찾을 때까지 어떤 리츠가 자신에게 맞을지 살펴보는 것도 남은 연말을 알차게 보내는 투자법이 될 수도 있겠네요.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