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예기획사 자니스 사무소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창업자에 의한 과거 연습생 등에 대한 성착취 사실을 인정했다. 왼쪽부터 자니스 소속 아이돌 그룹 '소년대' 출신의 히가시야마 노리유키 신임 사장과 최근 사임한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 전 사장.
【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 배우 10명 중 2명꼴로 성희롱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후생노동성이 내달 공표 예정인 '2023년도 과로사 등 방지 대책 백서' 초안에 포함된 내용으로, 예술 및 연예계에 종사하는 남녀 64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가 기반이다.
1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배우·스턴트맨의 경우 성희롱 피해를 봤다는 응답이 20.4%였다. 피해 유형별로는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가 11.1%로 가장 많았고 '과도한 신체 접촉'(10.2%), '과도한 노출 강요'(9.3%) 등이 뒤를 이었다.
성우·아나운서는 성희롱 피해 경험자가 25.4%였다. 역시 '성관계 강요'와 '과도한 신체 접촉'이 각각 14.3%를 차지했다.
전통예능 분야에서는 성희롱 피해 경험자가 5.4%였고 미술은 12.4%였다.
이와 관련해 성희롱 문제에 해박한 한 변호사는 "기획사 사장이나 촬영감독과 배우 사이에는 강자와 약자라고 하는 권력구조가 다른 업종보다 한층 더 강하다"며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배우·스턴트맨의 저임금 실태도 드러났다.
월수입이 20만엔(약 180만원) 미만이라는 배우·스턴트맨이 60%를 넘었고 40만엔 이상은 10%에도 못 미쳤다.
한편 창업자인 고(故) 자니 기타가와의 성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한 일본 연예기획사 '자니즈 사무소'는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1년간 소속 연예인의 광고 및 방송 출연료에 대한 기획사 보수를 받지 않고 피해자구제위원회를 설치해 피해자 보상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자니즈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창업자가 남성 연습생 등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했다.
그 뒤 이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을 기용해 온 기업들의 광고 계약 해지도 잇따랐다. 13일에만 삿포로, 모스버거 등이 계약 중단 방침을 밝혔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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