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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W 파업 관계없이 머스크는 이미 승자(?)

[파이낸셜뉴스]
UAW 파업 관계없이 머스크는 이미 승자(?)
미국 자동차 산별노조인 UAW가 15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길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UAW는 향후 4년간 36% 임금인상과 전기차 전환과정에서 노조원 일자리를 보장하라며 파업에 들어갔다. 로이터연합


미국 자동차 산별노조인 UAW가 14일(현지시간) 밤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파업 유무, 노사 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이번 쟁의 승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비용경쟁에서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디트로이트 빅3를 앞서고 있는 테슬라가 이번 쟁의를 거쳐 이들 빅3 임금이 더 오르면 비용경쟁 격차를 더 벌릴 것이기 때문이다.

비용 50% 절감


지난해 말 이후 전기차 가격전쟁을 시작한 머스크는 지난 3월 차세대 전기차 제조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기술 개발을 비롯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들이 동원되지만 이 가운데 핵심은 공장 자동화다.

머스크는 궁극적으로 테슬라 전기차를 사람이 아닌 로봇이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의 비용절감 계획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7월 공개된 테슬라 2·4분기 실적에 따르면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1년 전보다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빅3는 전기차 부문에서 심각한 손실을 기록했다. 포드는 전기차 생산증가율 둔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평균시급, 3배 차이로 벌어지나


디트로이트 빅3 노동비용은 비노조원으로 구성된 테슬라 노동비용을 크게 웃돈다.

평균 시급이 66달러로 45달러에 그치고 있는 테슬라 시급보다 무려 47%가 높다.

올해로 창업 20년째인 테슬라는 무노조로 출범했다.

빅3는 앞으로 4년간 최대 20% 임금인상안을 제안했다. 임금이 테슬라보다 이미 47% 높지만 이를 4년 동안 20% 더 올리겠다는 제안이다.

그러나 UAW 위원장 숀 페인은 향후 4년간 36%를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웰스파고는 이렇게 되면 빅3 단위 노동비용이 136달러까지 치솟게 된다고 추산했다. 테슬라 임금보다 202%, 3배 넘는 수준으로 뛰는 것이다.

순익공유 VS 스톡옵션


빅3와 테슬라 직원들간 근본적인 차이는 회사 이익을 어떻게 공유하느냐이다.

빅3의 경우 대규모 흑자가 나면 일반적인 지급형태인 상여금을 지급한다.

반면 테슬라는 스톡옵션을 준다. 회사 실적이 개선돼 주가가 오르면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가 크게 가치가 뛰면서 직원들이 회사의 성장 과실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테슬라 주가가 올들어 2배 넘게 뛰는 등 최근 수년간 폭등하면서 테슬라 노동자들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이 폭증했다.

UAW 임금협상과 파업이 어떻게 끝나건 테슬라는 비용 측면에서 더 높은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다만 UAW 임금이 크게 오르면 테슬라 역시 임금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 그 효과가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