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17일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 18~19일은 러시아로 건너가 전략안보협의에 참석
- 시진핑 주석과 조 바이든 대통령, 플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회동 조율
중국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오른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7월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외무부 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러시아와 북한이 관계를 강화하고, 미국과 중국 정상의 11월 만남이 예상되는 등 국제 정세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면서 중국 외교부 수장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외교 사령탑을 맡고 있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국가안보보조관과 회동한지 하루 만에 러시아로 떠났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왕이 부장이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초청으로 18∼21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18차 중러 전략안보협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의 방러는 다음 달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10주년 포럼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조율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일대일로 포럼에 각국 정상들을 대거 불러들이는 방식으로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전에 세력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외무부도 지난 13일(현지시간) 왕 부장과 라브로프 장관이 18일 모스크바에서 만난다며 “최고위급 및 고위급 접촉을 포함한 광범위한 양자 협력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관련,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 가까워지면 둘 다 중국에 덜 의존하게 될 수 있다”며 중국의 국제적 입지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왕 부장은 16∼17일(현지시간)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했다.
미중 고위급 회담이 계속 이어지고, 통상 외교 관례상 정상의 만남 이전에 중요 문제에 대해 중지를 모았다는 점 등으로 미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회동의 사전 작업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양국은 모두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외교가에선 11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과 설리번 보조관 만남에 대해 “양국 정상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 도달한 중요한 공통의 인식을 이행하고,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며, 중미 아시아태평양 문제 협의, 해양 문제 협의, 외교정책 협의를 개최키로 합의했다”면서 “인적 왕래를 지원하고 촉진하기 위한 조치와 아태지역 정세, 우크라이나, 한반도 등 국제 및 지역 현안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를 보면 왕 부장은 이외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우호국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4일 안데르 그레나다 외교부장(베이징),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회무장관(베이징)을 만난 왕 부장은 7일에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베이징), 중국-호주 고위급 회담 회의(베이징) 일정을 소화했고 17일에는 조지 벨라 몰타 대통령(몰타)을 만났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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