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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우크라에 지뢰제거 전차, 일명 '코뿔소’ 지원한다

국방부 "우크라에 '살상무기 지원 않는다' 방침엔 변화 없어"
 지뢰 잡아 안전한 길 개척, K600 장애물개척전차 지원 가닥

[파이낸셜뉴스]
軍, 우크라에 지뢰제거 전차, 일명 '코뿔소’ 지원한다
2021년 8월 전력화된 K600 장애물개척전차.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공병대대의 장애물개척전차가 장애물 제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정부가 지뢰 제거 등 육군의 임무 수행에 사용하는 K-600 장애물개척전차를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군 당국도 K-600을 우크라이나 측에 지원하더라도 '살상무기 지원 불가'란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K-600 지원 계획 여부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주는 건 적절치 않다"며 그 지원 여부를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 다만 "우리 군은 우크라이나의 자유 수호를 위해 인도적 지원과 지뢰제거장비·방호복 등 군수물자를 지원해왔다"고 덧붙였다.

전 대변인은 'K-600이 살상무기에 포함되는 게 아니냐'는 질의엔 "그 장비(K-600)를 살상무기로 보긴 좀 어려울 것 같다"면서 "살상·비살상무기, 공격·방어용 무기 구분이 복잡하고, 명확히 구분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진 '살상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직후엔 우리나라에도 탄약·총기류 등 무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우리 정부는 한러관계 등을 고려해 "살상무기는 우크라이나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같은 입장은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측에 휴대용 지뢰탐지기와 방호복 등을 제공한 데 이어 K-600 전차 2대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뢰 제거장비 등 비살상 목적의 군수물자 지원을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軍, 우크라에 지뢰제거 전차, 일명 '코뿔소’ 지원한다
육군의 최첨단 Army TIGER 무기체계인 장애물개척전차 K-600은 장애물을 신속히 탐지하고 개척하는 공병 전차의 역동적인 모습에 비추어 ‘코뿔소’로 명명했다. 사진=현대로템 제공
'코뿔소'란 별명을 가진 K-600은 K1A1 전차 플랫폼에 지뢰제거쟁기, 굴삭 팔 등을 장착해 지뢰 및 낙석 등의 다양한 장애물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한 기동지원 전력이다. 국산 장비로써 육군 공병부대가 각종 장애물을 제거해 기동로를 확보하는 데 쓰인다.

특히 K600 코뿔소는 K-1A1 차체 기반인 만큼 강력한 기동성과 힘을 발휘하며 불도저 기능 뿐 아니라 임무에 맞게 불도저 삽날을 지뢰제거용 특수 쟁기로 교체할 수 있다. 이 지뢰제거쟁기는 차체 앞에서 지면을 특정 깊이로 파헤치면서 지뢰와 흙을 동시에 양쪽 옆으로 파내 밀어내면서 폭 약 3.8m 정도의 길을 만들며 전진할 수 있도록 세팅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기감응 지뢰무능화장비로 전방에 강력한 자기장을 발산, 자기감응식지뢰를 멀리서 격발 제거할 수 있어 생존성이 매우 높다. 대전차지뢰를 밟아 폭발해도 차량 핵심 부위인 차체와 지뢰제거쟁기, 승무원은 큰 피해를 입지 않는 대전차지뢰 방호력을 지녔다.

또 차체 전방 오른쪽엔 굴삭기 암이 있고 양쪽에는 통로표식장비가 있는데 공기압력으로 작은 말뚝을 지면에 발사해 심는 장치다. 말뚝 발사는 일정시간과 거리 간격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이렇게 K600 코뿔소가 지나간 자리에 표식을 남김으로써 뒤따라오는 아군 차량이 안전한 길을 확인하고 전진할 수 있다.

아울러 전선에서 방어진지 구축 시 민간 공병장비 진입이 제한되는 곳이라도 K600 코뿔소는 신속히 투입돼 진지 축성이 가능한 만능 전력으로 평가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