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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안보이는 G2 무역전쟁… 美, 對中수입 20년 만에 최저 [가팔라지는 탈세계화]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G2(미국·중국)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탈세계화의 패러다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물자가 안보·무기화하면서 각국은 문을 걸어 잠그고, 두꺼운 칸막이를 치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탈세계화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본격화했다.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진영, 중국·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진영의 대결구도가 구축되며 심화됐다.

블록화된 세계는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전망이다. 실제 교역량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어 수출에 기대는 한국엔 치명적이다.

17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4분기 세계 상품교역 수치는 99.1을 기록,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WTO는 수출주문지수가 97.6에 그쳤고, 하반기 이후에도 추가 상승여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교역 증가율이 2%에 그쳐 지난해 성장률 5.2%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수출은 쪼그라들었고, '세계의 시장' 미국은 수입을 줄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산이 미국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13.3%에 그쳐 20년 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최대였던 2017년 21.6%의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 상반기 미국의 전체 수입은 1년 전보다 4% 감소했고, 수출은 2.6% 증가했다. 특히 6월 수입은 전월비 1% 감소한 3130억달러로 2021년 12월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고래싸움'은 장기적으로 교역을 약화시키고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급속하게 추진된 세계화를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카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말 "각국이 관세규정을 강화하고 교역장벽을 높이고 있다"며 "심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경제대(LSE) 교환교수이자 LC매크로어드바이저스 수석이코노미스트 로렌조 코도뇨도 "세계가 2개 블록으로 갈라지는 것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손실"이라고 경고했다.

k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