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도착 후 9개국 릴레이 정상회담 시작
스리랑카와 개발협력·노동 협력
산마리노와 관광·인적교류, 부룬디와 농업·보건 협력
체코와 고속철도 협력, 우리 기업 원전 참여 당부도
덴마크와 녹색, 몬테네그로와 에너지 협력 등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덴마크 정상회담에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욕(미국)=김학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첫날에만 9개국과 양자회담을 갖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는 물론, 경제협력 외연 확대에 집중했다.
이날 오전 10시 뉴욕 JFK공항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숙소에서 정비를 마치자마자 바로 양자 정상회담에 돌입하면서 이날 오후 7시 넘어서까지 9개국 정상들을 만나는 강행군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이들 9개국 정상들에게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하는 것 외에도 △스리랑카와는 개발·노동 협력 △산마리노와는 관광·인적교류 △부룬디와 농업·보건협력 △체코와 고속철도 협력 △덴마크와는 녹색 협력 △몬테네그로와는 에너지 △투르크메니스탄과는 에너지·플랜트 협력 △세인트루시아와는 무상원조 지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는 관세행정 현대화 지원 등 다양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산마리노, 부룬디, 몬테네그로 등 3개국 정상과는 수교 후 첫 회담을 가지면서 협력을 물꼬를 튼 가운데, 윤 대통령은 체코에는 우리 기업의 원전 사업 참여를 당부하면서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부산엑스포 외 경제 협력 기반 구축
윤 대통령은 첫 양자회담을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과 가지면서 "개발 협력, 노동, 기후변화 대응, 교역·투자 등의 분야에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목표로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위크라마싱하 대통령도 "앞으로 한국과 '교역·투자 협력 협정'을 추진해 더욱 활발한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마리노의 알레산드로 스카라노·아델레 톤니니 집정관을 만난 윤 대통령은 "관광협력 양해각서(MOU)가 조속히 체결돼 관광 분야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두 집정관은 "앞으로 이중과세방지협정, 투자보장협정 등 양국 간 경제협력에 필요한 법적 틀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바리스트 은다이시몌 부룬디 대통령과 만나 "농업, 보건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며 내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고, 은다이시몌 대통령은 한국 정부와의 적극 협력 의사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에게 "수소경제 발전과 고속철도 건설 등 체코가 역점 추진 중인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해나가자"고 제안하면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대한 한국 기업 참여 지원을 당부했다.
파벨 대통령은 에너지, 자동차, 고속철도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언급하면서 "체코는 리튬 자원이 풍부해 배터리 생산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해, 주요 분야에서의 협력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만나 녹색 전환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고, 프레데릭센 총리는 해상 풍력, 친환경 선박, 지속가능 농업 등에서의 양국 간 녹색 협력 확대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과 야코프 밀라토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선 에너지 분야가 협력의 화두였다. 윤 대통령은 "양국 교역액이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몬테네그로로부터의 동광 수입이 전년 대비 10배 증가했다"고 말했고, 밀라토비치 대통령은 "에너지 분야 협력에 특히 관심이 크다. 에너지원 다변화 등 관련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양국간 에너지, 플랜트 사업 건설 협력을 인지한 듯 "알카닥 신도시 건설사업에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이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정상회담에서 젤리코 콤쉬치 대통령위원회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제지원 방안도 논의
윤 대통령은 경제 협력 외에도 공적개발원조(ODA)를 비롯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가졌다.
필립 조셉 피에르 세인트루시아 총리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진 윤 대통령은 "최근 세인트루시아가 요청한 크리켓 경기장 보수, 청소년 훈련차량 사업에 대한 지원사업도 신속히 추진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피에르 총리는 "한국의 무상원조사업 지원 결정에 감사하다"면서 "크리켓 경기장 전광판 보수 지원은 내년 세인트루시아에서 개최 예정인 크리켓 월드컵 행사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마지막 일정인 젤코 콤쉬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통령위원장을 만난 윤 대통령은 최근 합의한 경제협력협정을 기반으로 양국의 협력 확대를 당부했다.
이에 콤쉬치 대통령위원장은 한국이 자국의 관세 행정 현대화를 지원하는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앞으로도 개발 협력 분야에서 긴밀히 협의하자"고 말했다.
이날 기준 38개 국가와 양자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윤 대통령은 오는 11월말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의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최대한 많은 국가를 만나 표심을 잡겠다는 목표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유엔 순방은 엑스포 총력전이자, 경제 총력전"이라면서 "뉴욕의 공관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사실상의 베이스캠프로 삼고 유엔본부를 오가며 최전선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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