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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 영업현금흐름 대비 설비투자 159%까지
경쟁력 확보 시급한데 주주환원 요구 거세져
영업현금흐름 대비 자본적 지출 |
(%, 8월 말 시가총액 상위 100위 기업 대상) |
기간 |
수준 |
2013 |
81 |
2014 |
84 |
2015 |
79 |
2016 |
66 |
2017 |
77 |
2018 |
76 |
2019 |
91 |
2020 |
72 |
2021 |
77 |
2022 |
113 |
2023년 상반기 |
159 |
|
(한국신용평가) |
|
[파이낸셜뉴스] 주주 친화주의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이 한국의 경쟁력 우위 업종을 따라잡고 미국을 포함해 강대국들이 자국 제조업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상황에서 자금 유출이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주주의 권익을 강화하는 주주자본주의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주주환원은 한정된 재원을 사용하는 만큼 기회비용이 발생하는데, 한국의 미래를 위한 기업의 투자여력, 이자상환재원 감소도 따라온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기업 재무부담↑
2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0곳의 올해 상반기 추정 영업현금흐름(OCF) 대비 자본적 지출(CAPEX, 캐팩스·설비투자)이 159%까지 늘었다.
100%를 넘었다는 것은 영업활동을 통한 조달현금만으로는 설비투자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2013년 81%, 2014년 84%, 2015년 79%, 2016년 66%, 2017년 77%, 2018년 76%, 2019년 91%, 2020년 72%, 2021년 77%로 100%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를 배제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발생하면서 2022년에는 113%, 올해 상반기에는 159%까지 급증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산업2실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은 상위 상장사 업종이 전자, 석유화학, 자동차 등 대형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장치산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며 "설비투자 지출 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주주환원, M&A(인수합병)에 대한 재원 조절이 동반되지 않으면 자금조달 부담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영위하는 반도체 산업은 수요에 맞춘 생산능력 확대, 제품 라인업 변경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설비투자 규모는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다. 2021년 이후 상승폭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국내 기준금리도 주주환원의 기회비용을 크게 만들고 있다고 봤다. 최근 10년 중 2021년 시가총액 상위 100곳의 합산 지급이자 규모는 11조6000억원, 평균금리는 약 1.9%다. 2023년 상반기 이들 기업의 지급이자 규모는 이미 12조원을 초과했다. 연간 기준 2배 이상의 지출이 예상된다.
그는 "저금리시기에 발행한 회사채 차환시 평균차입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지급에 대한 자금소요 증가도 향후 주주환원정책 수립과정에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벅스, 보잉 등이 과도한 주주환원으로 신용도에 영향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익창출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주주환원정책으로 무디스는 2018년 6월 스타벅스의 장기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으로 하향했다. 신용등급 전망도 'Stable'에서 'Negative'로 변경했다. 스타벅스의 2018~2020년 주주환원 규모는 230억달러를 넘었다. 부채비율도 2017년 말 163.5%에서 2019년 말 자본잠식으로 전환했다.
잉여현금흐름 기반 주주환원정책 필요해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정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주당 배당규모를 확정, 제시하기 보다 당기순이익 등 실적과 주주환원 규모를 연동하는 것이 재무적 유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과정에서 발생하는 현금유출입, 설비투자까지 감안된 FCF를 기반으로 재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시각이다. 2022년 이후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합산 FCF가 적자로 전환된 상황이다. 탄력적인 주주활동을 통해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요구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지금까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주주환원의 양적 확대에만 주목했다면 앞으로는 기업가치를 해치지 않는 주주환원 규모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주환원 규모가 지나치면 원리금 상환능력의 저하로 이어져 신용도도 하향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적시에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가 진행되지 못하면 장기 경쟁력이 훼손, 결국 주주의 손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21년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주주환원의 기회비용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잉여재원의 효율적 배분, 충분한 위험 버퍼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주주행동주의의 확산으로 기업들이 주주 친화주의를 택하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주요 주주행동으로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SM엔터테인먼트, JB금융지주 등 7대 은행금융지주사 등이 있다.
KT&G에 대해서는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 안다자산운용이 행동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 BYC에 대해 행동주의펀드로서 역할을 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남양유업, 사조산업 등 사조그룹에 대해 주주행동을 한 바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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