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감된 피토를 돌려달라' 에콰도르 수감자 시위/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남미 에콰도르에서 교도소에 수감된 갱단 두목이 갱단 활동을 미화하는 노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에콰도르 교정청(SNAI)은 에콰도르 폭력조직 '로스초네로스'의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의 뮤직비디오 출연 논란과 관련해 뮤직비디오 일부 장면이 교도소 내부에서 녹화된 사실을 인정하며 "교도소 시설에 시청각 녹음·녹화 장비나 관련 제작사 출입은 허가된 적 없다"며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엘 코리도 델 레온'이라는 제목의 노래와 관련한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에콰도르 현지 일간지인 엘우니베르소에 따르면 이 노래는 '마리아치 브라보'와 '퀸 미셸'이 불렀는데 퀸 미셸은 마시아스의 딸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은 3분3초 분량으로 '피토'라는 별명을 가진 마시아스가 교도소 내에서 일상복을 입고 전통 모자를 쓴 채 책을 읽는 모습 등이 담겼다.
해당 음악은 멕시코 일부 지역 민요인 코리도스에서 나온 용어인 '나르코코리도스'(narcocorridos)라고 불리는 장르로 나르코코리도스는 주로 마약 밀매 집단을 미화하는 가사를 담고 있다.
'엘 코리도 델 레온' 가사를 살펴보면 마시아스를 '보스 중의 보스', '로스초네로스의 리더'라는 식으로 포장하고 있으며, 마약 밀매, 살인, 납치 등 그의 범죄 행각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 나흘 만에 17만 명이 시청했다.
해당 영상을 관리하는 엔터테인먼트사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넷플릭스 제작을 담당하는 다국적 제작사의 지원을 받아 1년 전에 녹화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SNAI는 "교도소 내 장비 불법 반입 여부 등 수감자를 뜻하는 '자유를 박탈당한 자'가 뮤직비디오에 등장하게 된 경위에 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피토는 지난 7월 지역 갱단 간 평화 협정 체결 사실을 직접 공표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교도소에서 촬영해 외부에 전파했다.
당시 영상에는 경찰관도 '들러리'처럼 등장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한편 에콰도르 해안 도시는 유럽과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 밀매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마약 갱단과 연루된 각종 강력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엔 대선후보가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교도관을 인질로 잡은 폭동도 발생한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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