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각국의 화석연료 보조금 철폐를 호소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1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78차 일반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0일(이하 현지시간) 각국의 미온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기준 7조달러(약 9289조원)에 이른 화석연료 보조금 정책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영국은 이날 휘발유·경유 등 내연기관 신차를 더 이상 팔 수 없는 판매 중단 시한을 연기했다.
지옥으로 가는 문 열어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 야망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면서 "참혹할 정도의 열기가 참혹한 충격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테흐스는 기후 파국을 막기 위한 대응 강화 방안인 '가속 어젠다'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이 어젠다에 따르면 더딘 각국의 기후위기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우선 전세계 각국의 화석연료 보조금을 철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유가 급등에 따른 소비자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유류세 인하 등 보조금으로 지급한 규모가 지난해 7조달러를 찍었다.
날 것의 욕심 버려라
구테흐스는 인류가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 감축 여정에서 "발을 질질 끌고, 팔을 비틀며" 더디게 나아갔고 "화석연료를 통해 수십억달러를 챙기려는 날것의 욕심에 파묻혀 있었다"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전례없는 규모로 클린에너지원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는 있고, 이는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수십년은 (계획에서)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는 선진국들이 가능한 2040년까지는 탄소 순배출 제로를, 신흥국들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을 촉구했다.
영, 기후위기 대응 후퇴
같은 날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기후위기 대응에서 한 발 물러섰다.
수낵 총리는 당초 2030년까지로 설정했던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개시 시기를 2035년으로 5년 늦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사전에 정한 전기차 전환 계획에 차질을 빚는다며 반발했지만 수낵은 이를 강행했다.
그는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기한 연장과 함께 가정용 가스보일러 판매 금지 시한도 연장했다.
수낵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가계의 에너지 전환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가스보일러 신제품 판매 금지 시한을 늦췄다. 아울러 가스보일러를 전기 히터 등으로 교체하는 사업에 정부 지원금을 50% 증액하기로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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