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보험연구원 "동남아 보험시장, 중산층 보험수요로 고도 성장...고령화 염두해야"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도전과 과제(Ⅲ): 동남아시아 보험시장 평가와 시사점' 발표
"중소형 보험사도 해외 진출 적극 검토해야"

보험연구원 "동남아 보험시장, 중산층 보험수요로 고도 성장...고령화 염두해야"
보험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5개국(이하 '아세안 5')의 중산층이 증가하며 보장성·연금상품 등 보험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령화에 대비한 포괄적 사업모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해식⋅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는 동남아시아 보험시장을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비교·평가한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도전과 과제(Ⅲ): 동남아시아 보험시장 평가와 시사점'을 21일 발표하며 이같이 제언했다.

현재 인도, 중국과 함께 글로벌 중산층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세안 인구 규모는 인도의 절반에 그치지만 국내총생산(GDP)은 인도의 1.3배로 연평균 5% 이상의 경제성장률 보이고 있다. 이 중 아세안 5는 아세안 전체 인구의 87.3%와 GDP의 83.4%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보험회사의 해외진출도 아세안 지역이 14개사로 가장 많다.

이같이 아세안 5 시장이 보험수요 측면에서 경제가 저소득 단계에서 중소득 단계로 발전함에 따라 보험침투율이 급증하는 'S자형 성장 패턴' 중 GDP 대비 수입보험료가 가속 성장하는 구간에 들어선 상황에서 중산층의 성장이 아세안 5 보험시장 성장 동인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통상적으로 보험수요는 경제성장에 더해 중산층이 성장해야 창출되는데, 아세안 5의 소득 불평등 개선과 도시인구의 증가가 중산층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연구원 "동남아 보험시장, 중산층 보험수요로 고도 성장...고령화 염두해야"
보험연구원 제공
실제 타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불평등도가 높은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을 중심으로 소득불평등지수가 4%에서 4.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아세안 5의 도시인구 비중 역시 선진 경제 수준에 근접한 말레이시아(77.2%)부터 인도네시아(56.6%), 태국(51.4%), 필리핀(47.4%), 베트남(37.3%) 순이었다.

이에 김 연구위원과 이 연구위원은 "경제개발 초기단계인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는 투자형 저축보험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보장성 수요와 연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도시화에 따른 도시기반시설 확대로 자동차보험과 배상책임보험 등 손해보험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또 "인구구조·사회보장제도 측면에서는 젊은 인구구성과 낮은 수준의 사회보장지출 측면에서 아세안 5 민영보험 수요 증가 추세를 파악 및 전망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건강 및 소득 보장 수요에 대한 국가별 대응은 사회보장지출과 민영보험의 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수출주도형 경제개발단계에 있는 아세안 5가 사회보장지출을 크게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민영보험 역할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다만 아세안 5의 고령화 수준과 합계 출산율(여성이 가임 기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을 고려할 때 연금, 건강에 더해 요양·간병서비스도 포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실제 합계출산율은 태국이 1.5, 말레이시아가 1.7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요양·간병 서비스는 시설 및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한 점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 최근 금융당국의 해외 비금융자회사에 대한 규제완화 움직임이 보험사 해외진출의 긍정적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위원과 이 연구위원은 "그동안 보험회사의 해외 진출은 대형보험회사의 전략적 옵션으로 여겨져 왔으나, 중·소형 보험회사도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시기"라고 강조했다.

아세안으로 유입되는 해외 직접투자의 50% 이상이 싱가포르를 경유해 아세안 5에 재투자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국내 보험사 해외 진출 시 아세안 5에 대한 직접투자와 싱가포르를 통한 거점 진출이 유력한 방식으로 거론된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