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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자동화 굴착기로 건설기계 미래 그려..HD현대 보령시험장 가보니[르포]

무인·자동화 굴착기로 건설기계 미래 그려..HD현대 보령시험장 가보니[르포]
지난 20일 충남 보령에 위치한 HD현대인프라코어 보령시험장에서 Concept-X2 디벨론 무인 굴착기 작업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보령(충남)=홍요은 기자】 지난 20일 충남 보령 HD현대인프라코어 성능시험장. 언덕에서 흙을 파내고 있는 굴착기에 사람이 타는 운전석 자체가 없었다. 무인 장비라 비가 세차게 내리는 상황에서도 실내에서 원격 명령을 통해 작업할 수 있었다. 굴착기는 명령에 따라 각도를 바꿔가며 금새 고랑을 만들었다.

굴착기 제어 상황을 보여주는 화면에는 주변 언덕 지형이 빨간 줄로 표시돼 사면 경사와 모양 등도 파악할 수 있다. 라이더 센서가 도면을 그려냈다.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이날 시연회에서 "디벨론 무인·자동화 굴착기에는 20년 이상 숙련된 운전자들의 경험이 녹아있다"며 "인공지능(AI)을 통해 작업 데이터를 학습시켜 실력자들의 90% 수준까지 구현했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oncept-X2는 디벨론이 선보이는 무인·자동화 솔루션이다. 데이터 수집, 건설기계 및 관제센터 운용 등을 통해 공사 전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선보였던 Concept-X에서 더 나아가 운전석을 없앤 무인 굴착기와 도저까지 공개됐다.

무인·자동화 굴착기로 건설기계 미래 그려..HD현대 보령시험장 가보니[르포]
Concept-X2 디벨론 무인 도저 작업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시험장에는 자동화 기능을 갖춘 도저 지면을 고르게 펴는 작업 시연도 한창이었다. 공사 현장 테두리를 따라 움직이며 정교하게 흙을 고르다가도 사람이 뒤에서 서성이며 위험 상황을 연출하자 곧장 후진을 멈췄다. 장애물이나 위험 요소를 파악해 안전 사고를 줄이는 기술이 장착됐다.

김동목 디벨론 수석은 "AI 모델을 통해 최적의 굴착 궤적을 생성했다"며 "무인·자동화 향상으로 작업 속도를 13% 개선하고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어 경제·사회·환경적 가치 편익이 약 36%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종합 관제 솔루션의 미래를 연구하는 것은 글로벌 메이저 건설기계 업체들보다 앞서 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콘엑스포에서 캐터필러나 볼보가 원격 제어 기술을 전시했지만, 무인화·자동화 종합 솔루션을 시연한 것은 HD현대인프라코어가 유일하다.

이 사장은 "지금까지 매출의 3.5%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해왔고 앞으로도 3.5~4% 수준으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생산성·안전·환경 세가지 축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무인·자동화 굴착기로 건설기계 미래 그려..HD현대 보령시험장 가보니[르포]
본지 홍요은 기자가 지난 20일 HD현대인프라코어 보령시험장에서 Concept-X 원격 제어를 통해 24t급 디벨론 굴착기 'DX240'를 움직이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실내에서는 원격 제어 체험도 해볼 수 있었다. 기존 유인 굴착기와 동일한 모양을 갖춘 좌석에 앉아 조이스틱을 좌우로 움직이자 실제 작업장에 위치한 25t급 굴착기에 버켓에 흙이 담기는 모습을 화면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김 수석은 "지난 2019년에는 한국 인천에 장비를 두고 8800㎞나 떨어진 독일 뮌헨 바우마 행사장에서 굴착기를 원격제어 한 바 있다"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