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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 만에 유가족 품으로, 6·25 전장서 산화한 故 이성균 하사

1950년 8월 '포항 전투'서 전사, 1948년 12월 자진 입대

[파이낸셜뉴스]
73년 만에 유가족 품으로, 6·25 전장서 산화한 故 이성균 하사
고(故) 이성균 하사의 생전 모습. 사진=국방부 제공
73년 만에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21세 앳된 나이에 전장에서 산화한 국군 전사자 유해가 가족 품에 안겼다.

21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05년 경북 포항 도음산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수도사단 소속 고(故) 이성균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하사는 군 당국이 2000년 4월 6·25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개시한 이후 217번째로 그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국유단에 따르면 1929년 5월 강원도 고성군에서 2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난 이 하사는 1948년 12월 국군 제8연대에 자진 입대했다. 이후 국군 수도사단에 배치된 그는 1950년 6·25전쟁 발발 뒤 그 해 8월 '포항 전투'에서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다 전사했다.

이 하사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전날 고성, 이 하사 유가족 자택에서 진행됐다.

이 하사의 조카인 용기씨는 "시료 채취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빨리 삼촌을 찾아 다행"이라며 "삼촌을 찾기 위해 노력해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고인의 형수 김옥매씨(92)는 "전사 확인서를 받았을 때 위령하는 의미에서 선산에 비석을 만들었다가 '총각이 무슨 비(碑)를 세우느냐'는 항의 때문에 땅에 파묻었다"며 "이제라도 파묻은 비석을 찾아 번듯하게 세워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73년 만에 유가족 품으로, 6·25 전장서 산화한 故 이성균 하사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왼쪽 두 번째)과 고(故) 이성균 하사 유가족이 20일 이 하사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 뒤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국유단은 전쟁 당시 부역으로 동원됐던 지역 주민들이 '흩어져 있던 전사자 유해를 도음산 정상 부근에 매장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2005년 3월 전문 발굴 병력을 통해 유해 발굴에 나선 결과, 좁은 공간에 겹겹이 쌓여 있던 유해 다수 400여구를 수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국유단은 본적지가 고성군으로 기재돼 있던 이 하사의 병적자료와 해당 지역 제적등본를 비교, 고인의 조카로 추정되는 용기씨(69)로부터 작년 9월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고 유해와의 대조 분석을 통해 가족 관계임을 확인했다.

6·25전사자 유가족(전사자의 친·외가 포함 8촌까지)은 국유단에 전사자 유해 신원 확인에 필요한 유전자 시료 채취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가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을 땐 포상금 1000만원이 지급된다.

국유단은 "6·25전쟁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로 유가족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