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장하고 있다. 2023.09.21. 20hwan@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21일 오전 이 대표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국회 앞으로 모였다.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의사당대로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약 4000명(집회 신고 인원)이 집결하면서 3개 차로의 경우 100m가량이 지지자로 가득 찼다.
인근에는 보수단체인 신자유연대가 천막을 치고 스피커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대표의 구속을 촉구했다.
이처럼 이날 오전 국회 일대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이에 주민들과 여의도 직장인들은 하루 종일 소음과 교통 불편에 시달렸다.
반으로 갈린 국회 앞
이날 전운이 감도는 국회 앞에서는 양측의 거친 발언들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연단에 선 이 대표 지지자 측 참가자들은 "검찰 독재 타도,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국회로 들어가겠다" 등의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이에 호응하며 "체포영장 부결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도로에 앉아 연신 피켓을 흔들어 댔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라는 50대 여성 A씨는 "이 대표 단식 때문에 불쌍해서 맨날 눈물이 나오고 애가 탄다"며 "단식은 함께 못해도 이 대표를 응원하는 마음에 머리를 짧게 잘랐다"고 했다.
이들은 당초 당원 10만명을 동원해 국회를 둘러싸는 형태로 집회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가두 행진을 금지한다고 통보하면서 계획은 무산됐다. 행진 경로 구간은 국회 100m 이내 장소로 옥외집회 금지장소다.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인근에 모여 있던 보수단체도 맞불을 놨다. 이들은 스피커를 동원해 "이재명 구속, 싹 다 구속"을 외쳤다. 이 소리에 이 대표 지지자 측 집회에 진행이 원활하지 않자 양측이 모두 소리를 크게 키우며 인근은 소음으로 가득 찼다.
'윤석열 지지'라는 피켓을 들고 있던 70대 남성 B씨는 "죄를 저질렀으면 감옥에 가는 것이 이치"라며 "이 대표는 감성팔이 단식과 '방탄'을 멈추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편 호소한 시민들
이날 경찰은 경력 4000여명의을 동원하며 물리적 충돌 상황을 대비했다. 집회 구역에 따라 펜스를 설치해 구획을 나누고 경찰관들이 펜스를 지켰다. 또 인근 교통이 마비되자 교통 통제 및 안내에 나섰다.
아울러 국회 사무처도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국회 외곽문 일부를 일시 폐쇄하고 청사 출입 등에 제한을 뒀다. 이는 최근 이 대표 단식 농성 천막과 당대표실 부근에서 흉기 난동과 자해 사건이 일어난 것과 더불어 체포동의안 가결 시 만일의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국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이나 직장을 다니는 시민들은 불편에 시달렸다. 실제 국회 인근 교통 상황이 정체되자 일부 국회를 지나가는 버스 노선 등이 우회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국회의사당역 인근 회사에서 근무하는 20대 직장인 C씨는 "일대가 시끄러운 것을 보고 배달을 시켜 사무실에서 점심을 해결했다"며 "스피커 소음으로 업무에 집중이 안 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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