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도 해킹 유포 협박 갈취
협박 혐의 3명 구속 검찰 송치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유명 입시학원인 시대인재 인터넷 강의 영상 유출 사건이 본지 보도로 알려진 후 경찰이 해킹범들을 붙잡았다. 이들은 입시학원뿐만 아니라 인터넷 서점 등에 전차책도 해킹해 업체를 협박하기도 했다. <본지 7월 31일자 24면 참조>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은 21일 공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컴퓨터 등 사용 사기,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고등학교 2학년생 A군(16)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 등은 '시대인재' 등 유명 입시학원 2곳을 상대로도 해킹 공격을 벌여 빼돌린 강의 동영상 자료 약 700개를 유포하고 비트코인 5BTC(당시 시세 기준 약 1억8000만원)를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텔레그램 메신저 '누누스터디'를 운영하면서 시대인재의 복습영상 사이트 '리클래스' 해킹 사실을 알리고 시대인재 관련 영상 일부와 유출한 학원 수강생 로그인정보를 공개했다.
A군 등은 인터넷서점 '알라딘' 등 유명 업체 2곳을 상대로 탈취한 전자책 5000권을 유포, 이를 통해 피해 업체들을 상대로 '추가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8600만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A군은 피해 업체들의 보안 체계 취약점을 이용, 전자책 72만여권의 '디지털 저작권 관리기술(DRM)'을 해제할 수 있는 일명 '복호화'(암호화의 반대말) 키를 무단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DRM 암호를 해제하기만 하면 정식 구매한 사람처럼 전자책을 읽을 수 있다. A군은 이 중 5000권의 암호를 풀어 실제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A군는 업체 측을 상대로 비트코인 100BTC, 당시 시세 기준 36억원어치를 내놓지 않으면 나머지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업체 측에선 협상을 통해 2억8800만원 상당만 지급하기로 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에 차단돼 일부만 전송됐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다른 인터넷서점에서도 143만여권의 복호화 키를 무단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업체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코인 계좌를 추적해 지난 7월부터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A군이 고등학생이지만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등이 있다고 보고 지난 19일 구속해 수사 중이다. 공범인 B씨(29)와 C씨(25)는 이미 구속 송치됐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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