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남자배구 역대 최악의 대참사 … 개막식도 안했는데 탈락 확정, 61년만에 노메달 충격 [항저우AG]

61년만에 노메달 … 파키스탄에게 처음으로 0-3 패배
2세트까지 단 한 개의 블로킹도 기록하지 못해
73위 인도, 51위 파키스탄에게 패... 아시아에서도 약체로 전락

남자배구 역대 최악의 대참사 … 개막식도 안했는데 탈락 확정, 61년만에 노메달 충격 [항저우AG]
22일 오후 중국 샤오싱 차이나 텍스타일 시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배구 12강 토너먼트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에서 김민재가 수비 실패 후 코트에 넘어져 있다. 2023.9.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럴수가 있나. 아시아무대에서 12강 탈락은 최근 60여년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한국 남자배구 역대 최악의 대참사다. 아직 AG 개막식도 안했는데 2패로 탈락하는 최악의 경기력으로 실망을 안겼다. 무엇보다 프로 선수가 출전 한 이후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던 파키스탄에게 0-3으로 패해 더욱 큰 충격이었다. 인도에게 예선전에서 패한 것 또한 마찬기자였다.

이제 한국 배구가 아시아 무대에서 조차 최약체로 전락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27위의 한국은 2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중국 경방성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12강 토너먼트에서 까다로운 상대인 파키스탄(51위)에 세트 점수 0-3(19-25 22-25 21-25)으로 완패했다.

축구와 남자 배구 등 일부 종목이 23일 막을 올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 전에 사전 경기로 열린 가운데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채 세 경기 만에 7∼12위 순위 결정전으로 떨어졌다.

남자배구 역대 최악의 대참사 … 개막식도 안했는데 탈락 확정, 61년만에 노메달 충격 [항저우AG]
(샤오싱(중국)=뉴스1) 중국 샤오싱 차이나 텍스타일 시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배구 12강 토너먼트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에서 0대 3으로 패한 후 황택의를 비롯한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배구대표팀은 21년 만에 아시아 정상 정복을 목표로 야심차게 출항했지만 결과는 61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남자배구 역대 최악의 대참사 … 개막식도 안했는데 탈락 확정, 61년만에 노메달 충격 [항저우AG]
(항저우=연합뉴스)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 토너먼트 한국과 파키스탄의 경기.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06년 도하 대회 이래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한국의 목표는 처참하게 깨졌다. 게다가 아시안게임에서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래 61년 만의 '노메달'이라는 치욕마저 안았다.

한국 남자배구는 1966년 방콕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래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14회 연속 메달(금메달 3개·은메달 7개·동메달 4개)을 따냈다가 이번에 그 기록이 끊겼다.

한국은 이틀 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인도(73위)에 11년 만에 패해 가시밭길을 자초했다. 캄보디아를 잡고 조 2위로 12강 토너먼트에 올랐지만, 큰 키에 안정적인 리시브를 앞세운 파키스탄에 힘 한번 못 쓰고 완패해 망신을 자초했다.

아시아의 라이벌인 일본(5위), 이란(11위), 카타르(17위), 중국(29위)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거나 제 실력을 유지하는 반면 '우물 안 개구리'로 성장을 멈춘 한국 배구는 인도, 파키스탄 등 급성장하는 남아시아 팀에도 이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 한국은 경기 내내 파키스탄에 내준 주도권을 한 번도 뺏지 못하고 끌려가다가 백기를 들었다.

남자배구 역대 최악의 대참사 … 개막식도 안했는데 탈락 확정, 61년만에 노메달 충격 [항저우AG]
[항저우(중국)=뉴시스] 20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대한민국 대 인도 경기,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인도에 패한 한국 임도헌 감독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남자배구 역대 최악의 대참사 … 개막식도 안했는데 탈락 확정, 61년만에 노메달 충격 [항저우AG]
(샤오싱(중국)=뉴스1) 22일 오후 중국 샤오싱 차이나 텍스타일 시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배구 12강 토너먼트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경기에서 0대 3으로 패한 후 박경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파키스탄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배구대표팀은 21년 만에 아시아 정상 정복을 목표로 야심차게 출항했지만 결과는 61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1세트에서 파키스탄의 고공 블로킹에 5점을 헌납했고, 키 189㎝의 파야드 알리 우스만(9점), 205㎝의 무라드 칸(5점) 두 날개 공격수에게 14점, 205㎝의 미들 블로커 압둘 자히르(3점)에게 거푸 실점했다.

2세트에서도 파키스탄의 연속 범실을 틈타 14-14 동점을 만들었으나 한국은 좀처럼 반전 기회를 잡지 못한 채 20점 넘어 연속 실점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게다가 1∼2세트에서 파키스탄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한 번도 차단하지 못해 스스로 늪에 빠져들었다. 한국은 블로킹에서 5-9, 공격 득점에서 34-45로 크게 밀렸다.

남자배구 역대 최악의 대참사 … 개막식도 안했는데 탈락 확정, 61년만에 노메달 충격 [항저우AG]
(항저우=연합뉴스) 22일 중국 항저우 사오싱 차이나 텍스타일 시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 토너먼트 한국과 파키스탄의 경기.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허수봉(현대캐피탈)이 11점을 올리며 분전했고, 우스만(20점), 무라드(19점) 파키스탄 쌍포는 한국 코트를 잇달아 맹폭했고, 한국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24일 오후 8시(한국시간)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바레인(74위)과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