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제유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해 2026년에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JP모건이 22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사진은 20일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의 마라톤오일 정유공장. AFP연합
국제유가 150달러 전망이 나왔다.
투자은행들이 속속 배럴당 100달러 유가전망에 합류하는 가운데 이번엔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100달러를 넘어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비관했다.
러시아가 기한을 밝히지 않은 채 경유(디젤유) 수출을 제한하면서 석유시장에 공급 차질 우려가 드리운 가운데 JP모건의 이같은 비관 전망이 나왔다.
슈퍼사이클
CNBC에 따르면 JP모건 애널리스트 크리스티얀 말렉은 22일(이하 현지시간) 분석노트에서 유가 상승세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말렉은 이날 44쪽에 이르는 장문의 분석노트에서 석유시장이 단기적으로도, 또 중기적으로도 생산능력 충격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에너지 시장이 이런 공급 충격 속에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가격이 최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비관했다. 유가 슈퍼사이클은 유가 오름세가 추가 유가 상승을 부르는 흐름을 말한다.
국제유가는 21일 러시아의 경유 수출 제한 조처로 상승세를 타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 여파로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지만 22일에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브렌트는 장중 1% 상승한 94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연준 고금리 연장·탄소중립이 배경
JP모건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금리를 이전 예상보다 더 오래 끌고 갈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 이같은 슈퍼사이클 전망의 근거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으로 에너지 업체들이 석유·가스 탐사와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 규모를 줄이면서 공급이 위축돼 유가가 더 뛸 것이라는 전망이다.
말렉은 여기에 더해 탈석유 정책과 기관투자가들의 탄소중립 기조로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중기적으로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말렉은 이 두가지 요인이 합쳐지면서 "에너지 거시 전망이 더 높아지고, 더 길어지는 자가 강화"를 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금리, 탄소중립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유가가 더 상승할 것이란 예상을 강화하면서 유가 상승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특히 탄소중립과 이에따른 에너지 전환으로 인해 에너지 업체들은 2030년 이후의 장기 자본지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6년 배럴당 150달러
말렉은 브렌트가 내년에는 배럴당 90~110달러에 거래되고, 2025년에는 100~120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26년에는 마침내 배럴당 150달러를 찍을 수 있다고 말렉은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150달러를 찍은 유가가 이후 하강해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말렉은 예상했다.
다만 말렉은 유가 하강세가 이보다 미약해 배럴당 100달러에서 장기 유가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2030년 하루 710만배럴 부족
말렉은 현재 흐름으로 볼 때 국제 석유 수급 불균형은 2025년 하루 110만배럴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탄소중립과 고금리 지속 움직임 속에 석유 탐사·생산 투자가 위축되면서 공급 부족 규모가 2030년에는 하루 710만배럴로 확대될 것으로 그는 비관했다.
그는 이같은 장기적인 수급 불균형과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의 생산여력 위축이 배럴당 20달러 프리미엄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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