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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법 전문가 키워… 글로벌 소송전략 등 분쟁대응 연구할 것"[법조 인사이트]

법무법인 태평양 ‘국제분쟁 연구소’ 이끄는 한창완 변호사
5년간 법무부서 국제중재 등 담당 론스타·엘리엇 등 투자분쟁 총괄
"국내 연구·전문가 부족하다 느껴 국제법 업무 전문성 키우는게 목표"

"국제법 전문가 키워… 글로벌 소송전략 등 분쟁대응 연구할 것"[법조 인사이트]
한창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태평양 제공

론스타·엘리엇과의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으로 국제분쟁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법무부는 지난달 국제법무를 전담할 국제법무국을 출범하며 대응체계를 강화했다. 로펌에서도 국제분쟁 전문성을 높이는 추세다. 가장 두드러진 곳이 법무법인 태평양이다. 태평양은 최근 '국제규제·분쟁대응연구소'를 출범했다. 로펌 내 국제분쟁 특화 연구소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규제·분쟁대응연구소는 상사중재, 국제투자중재, 통상분쟁, 국제소송 등의 복합적 제소 동향과 국제통상분쟁, 국제투자중재 절차 대응, 국제분쟁에서의 소송전략 수립, 국제중재 비교법적 분석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관련 분야 학위를 보유한 3명의 전임 연구원에 이어 연구 인력을 추가 영입해 국제규제와 분쟁대응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법무부서 ‘론스타 소송’ 이끈 한창완 변호사, 연구소장 맡아

국제규제·분쟁대응연구소 출범에는 법무부 국제분쟁대응과장 출신인 한창완 변호사(사법연수원 35기)가 연구소장을 맡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태평양에 입사한 한 변호사는 2018~2023년 법무부에서 국제투자분쟁, 국제중재, 투자 및 통상협정, 국제상거래규범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지난 4월 임기를 마친 뒤 6월 친정인 태평양에 돌아왔다.

한 변호사는 법무부에 근무하던 당시 론스타, 엘리엇, 쉰들러, 메이슨 등 외국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주요 ISDS 실무를 총괄했다. 로펌부터 법무부까지 국제법 전문가로 활동하던 그는 우리나라가 국제법 연구와 전문가 양성 등이 부족하다는 데서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한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국제규제, 국제분쟁에 대해 연구 결과물이나 참고할 자료가 적은 편"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결과물을 발표하고, 여러 학술 대회를 진행하는 등 사회에 기여하고자 연구소를 출범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법이나 규제와 달리 국제규제나 분쟁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료가 많지 않아 항상 외국 자료에 의존해야 했다"며 "법무부에 있을 때부터 이러한 점을 느꼈고, 더 연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를 통해 국제법 관련 다양한 자료를 발간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국제법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연구소에서는 통상 분쟁, 상사 중재, 투자 분쟁, 수출 규제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고, 관련 자료를 발간·배포할 예정"이라며 "우리나라는 국제법 전문가가 부족한 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에게 연구생이나 인턴 등 경험의 기회를 줘서 국제법 전문가를 양성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ISDS… 전문성 강화 필요

2000년대 들어 국가 간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ISDS 사례도 급속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실제 1990년도 초반에만 해도 ISDS 제기 건수는 매년 1~2건에 불과했지만, 1990년 후반 10건 이상으로 늘어난 뒤 2000년도 중반에 들어 매년 30~40건까지 늘었다. 지난 2018년에는 총 93건의 ISDS가 제기된 바 있다.

한 변호사는 "법무부 재직 당시 엘리엇, 메이슨, 쉰들러와의 분쟁이 줄줄이 이어졌는데, 당시 ISDS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법무 업무를 함께 해야 했다"며 "이후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별도의 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2020년 8월 국제분쟁대응과가 신설되면서 ISDS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국제법무국을 출범한 것에 대해서도 "국제법무 업무가 다양한 만큼 이를 분리해서 전문성을 키우려는 목적으로 보이는데, 좋은 방향이라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국제법무정책과, 국제법무지원과, 국제투자분쟁과 등 3개과를 둔 국제법무국을 신설한 바 있다.

그는 "아직 우리나라 국제법무 업무에 국내 로펌보다 해외 로펌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보다 많은 관여를 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