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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인프라·신뢰 3대 혁신… 경남은행, 환골탈태할 것”[인터뷰]

이재술 BNK경남은행 비상경영위원장
자진신고·내부고발제도 활성화.. 준법감시 초점 인적 쇄신안 마련
금융사고·회계부정 날로 교묘해져.. 윤리경영, 조직문화로 뿌리내려야

“내부통제·인프라·신뢰 3대 혁신… 경남은행, 환골탈태할 것”[인터뷰]
이재술 BNK경남은행 비상경영위원장이 지난 22일 부산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강력한 내부통제 혁신을 통해 고객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내부 횡령사고가 발생한 BNK경남은행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내부통제에 나섰다. 사고 발생 후 즉각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지주가 주도적으로 나서 은행 내에 비상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 지주가 주도적으로 나서 내부통제 기능 강화는 물론 더 나아가 은행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처방을 내리겠다는 취지다.

비상경영위는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쇄신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경영관리와 인사, 내부통제 등에 대해서도 개선방향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외부에서 객관적 시각으로 은행의 조직과 업무프로세스 등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관련 분야 전문가인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이 위원장의 중책을 맡았다.

본지는 지난 22일 이 위원장을 만나 현재 경남은행의 쇄신방안이 어떤 방향으로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를 진단해봤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 일문일답.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 위원장 취임 후 소회는.

▲견실한 지역은행으로 성장한 경남은행에 대규모 횡령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이 컸던 차에 BNK금융지주에서 경남은행 정상화를 위한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제의가 있었다. BNK금융 산하 BNK투자증권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인연도 있었지만, 경제계 선배로서 금융권 신뢰회복에 힘을 보태야 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다소 부담스럽지만 비상경영위원장 자리를 수락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한국은행 연수원에 갇혀 부실은행 정상화 계획서를 평가하고, 폐쇄은행 명단을 작성하던 때와 비슷한 비장한 심정으로 위원장을 맡았다. 경남은행 입장에서도 이번 기회를 계기로 심기일전한다면 지역사회의 신뢰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는 만큼 경남은행 환골탈태 혁신을 위해 은행 임직원과 합심해 소명을 다하겠다.

―취임 후 구체적 쇄신방안은 마련됐나.

▲경남은행 조직 쇄신을 위해 '내부통제 혁신' '인프라 혁신' '고객 신뢰 회복'을 비상경영위의 3대 추진 부문으로 정하고 부문별로 세부과제를 추진 중이다. 비상경영위는 내부통제 혁신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경남은행 내부통제 제도와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 개선방안을 수립하는 한편 그룹 차원의 자진신고와 내부고발제도 활성화를 건의해 그룹 전 계열사가 지난 1~11일 특별신고 기간을 운영했다. 또 전달에 동일 직무 장기근무 직원에 대한 순환배치를 완료했다. 이어 준법감시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과 내부통제 인력 확충을 통한 인적쇄신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윤리경영을 경남은행의 조직문화로 뿌리 내리기 위한 사업들을 은행과 함께 고민하는 등 인프라 혁신을 전 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기업을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안에 지역사회와 고객 여러분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외부 인사로서 객관적 시각으로 문제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뿌리 깊은 은행 내부 순혈주의 타파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지주가 설치한 비상경영위원회와 내부통제분석팀의 업무가 일정 부분 겹치면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은행 조직이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현재의 위기상황을 경남은행 임직원들 역시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조직을 쇄신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오픈마인드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대변하듯 내부통제 혁신을 총괄 관리하는 비상경영위 출범과 동시에 내부통제 프로세스 점검과 개선을 실무적으로 담당할 은행장 직속의 내부통제 분석팀을 신설하며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또 은행장 주관의 '내부통제 점검 보고회'를 열고 전체 본부 부서가 속도감 있게 담당 업무를 재점검하고, 위기의식과 긴장감을 갖고 쇄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주는 경남은행 내부혁신에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경남은행 쇄신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잇따른 은행 횡령사태로 외부감사 역량과 회계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회계법인 대표 출신으로 부실회계 근절을 위한 방안이나 대책은.

▲최근 시행된 여러 가지 회계제도 개선과 경영진의 의식 변화에 힘입어 국내 회계 투명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회계제도나 내부통제 제도가 발전하는 속도만큼이나 금융사고와 회계부정 역시 더욱 교묘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나쁜 마음을 가지고, 또 주위의 동료가 이를 억제할 만큼 관심과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설계된 내부통제의 기본을 충실히 지키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영성과를 우선시하고 내부통제 준수를 귀찮게 여기는 조직문화를 바꾸고, 임직원의 윤리의식 수준을 높여야만 실질적 회계부정 근절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은행은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역할이 최우선 돼야 한다.
경남은행이 법규나 규정을 잘 지키면서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지속가능한 성과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성과평가시스템 개선과 조직문화 혁신에도 힘쓸 것이다.

―노조 측도 은행 독립성 훼손 등을 이유로 위원회 역할에 우려도 있는데.

▲노조의 우려는 그 누구보다 경남은행을 아끼고 사랑하는 입장에서 은행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소 이견이 있었지만 이후 경남은행 노사가 위중한 경영상황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비상경영위의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앞으로 비상경영위는 경남은행 경영정상화를 위한 내부통제 혁신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