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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형식 주일문화원장 "4년만에 제대로 열리는 '한일 축제한마당 in Tokyo' 보러 오세요"

공형식 주일한국문화원 원장 인터뷰
9월 30일~ 10월 1일까지 고마자와올림픽공원 중앙광장서 개최
문화원은 양국 문화적 상생과 협력 여건 조성 역할
일본 내 한류, 지나치게 상업적...공익 차원 모습도 보여야


[인터뷰]공형식 주일문화원장 "4년만에 제대로 열리는 '한일 축제한마당 in Tokyo' 보러 오세요"
공형식 주일한국문화원 원장이 도쿄 신주쿠구에 위치한 코리아센터 1층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백수정 기자

【파이낸셜뉴스재팬 도쿄=백수정 기자】 2003년 일본 NHK에서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가 방영된 해를 기점으로 ‘일본 한류 20주년’을 맞이했다. 주일한국문화원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일본 한류 20주년을 기념하고 현지에 다양한 행사를 홍보하는 프로모션 강화에 한창이다.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한일축제한마당 in Tokyo’가 이달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고마자와올림픽공원 중앙광장에서 열린다. 2002년 한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한 ‘한일우정의 해’의 주요 사업으로 시작돼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행사 중지로 4년만에 대면 행사로 부활하는 ‘2023 한일축제한마당 in Tokyo’는 더욱 특별하다. 도쿄 신주쿠구에 위치한 주일한국문화원에서 공형식 원장을 만났다.

−4년 만에 열리는 ‘한일축제한마당 in Tokyo’ 행사의 의미와 간단한 소개를 한다면.
▲한일축제한마당은 2005년 ‘한일우정의 해’를 계기로 서울에서 먼저 시작됐고, 도쿄에서는 2009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코로나로 지난 세 차례 행사는 온라인으로 이루어졌지만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우리가 그리는 미래”로, 한일이 그간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간 히비야 공원을 사용해 왔는데 올해부터 히비야 공원이 전면 개보수 공사에 들어가게 되어 고마자와로 자리를 옮겨 열리게 된다.

사실 작년에도 대면행사로 추진을 했으나 행사 직전에 온라인으로 전환해 축제를 고대하던 많은 분들이 전화를 주시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올해는 드디어 4년 만에 대면으로 제대로 개최를 하게 된다. 코로나에서 벗어나고 한일 정상의 셔틀외교 복원 등 한일관계도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김대중-오부치 한일미래 공동선언 25주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 25주년, 겨울연가로 시작된 일본의 한류 20주년이 되는지라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게다가 축제는 매년 9월 마지막 주에 개최하는 것이 관례인데 올해는 추석 바로 다음 날에 개최가 되니 한일 시민들이 추석 분위기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한 프로그램 내용은.
▲한일축제한마당은 한일 양국 시민들이 서로의 문화를 함께 즐기고 교류하는 행사로 자신들의 것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문화에 다가가서 직접 체험하며 서로의 다름과 같음을 이해하는 기회다. 또한 전통과 현대문화, 놀거리, 볼거리, 먹거리까지 아우름에 따라 모든 세대가 어울리는 행사다. 따라서 유명인이 출연하는 화려한 이벤트는 아니지만, 한일 고등학생, 일본 대학생 동아리들도 축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며 모두가 보다 가깝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시민 레벨의 교류로서 구성했다. 한일 고교생들의 한국노래 합창, 태권도와 가라데 시범, 한일 전통무용 공연, 브레이크 댄스, 치어리딩, K-POP 커버댄스, 아카펠라, 논버벌 퍼포먼스, K-POP 시크릿 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가 준비돼 있다. 특히 한일교류 퀴즈대회에서는 풍성한 경품도 마련된다. 한식부스 등에서 한국음식을 맛보시고, 문화체험, 한국관광, 한국식품 등을 소개하는 다양한 코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리라 믿는다.

−한일관계가 개선되는 가운데 문화원의 역할은.
▲문화는 승패나 득실이 아니라 공감, 나눔, 상생이 본질인 영역이다. 따라서 양국관계가 어려울 때도 한일 시민들은 문화교류의 끈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잘 이어왔던 것이다. 특히 한일은 어느 나라보다 교류의 역사가 오래되어 문화적 공감대도 넓고 감수성도 비슷하다. 문화원은 전시, 공연, 영화 등 모든 장르에서 일본 시민들이 이런 공감대와 감수성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양국간 문화적 유대감도 강해지면 서로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나 호감도 높아진다. 대중문화에 한정되지 않고 한류의 스펙트럼을 자연스럽게 넓혀 갈 수 있고, 상생과 협력의 여건도 조성이 된다.

문화는 이제 핵심적인 산업으로 먹고사는 영역이기도 하다. 일본은 세계 3위의 콘텐츠 시장 규모를 갖고 있다. 한류 붐으로 그간 일본은 한류 소비시장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사실 협업과 상생의 시장이 됐다. 한류의 인기가 높지만, 일본 시장의 규모, 축적된 역량이나 인프라 등은 대단하다. 한류는 일본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비즈니스 영역, 먹고사는 사업 분야가 되었다고 한다. 영화, 드라마, 웹툰 등의 콘텐츠 분야이든 클래식, 뮤지컬 등 순수문화 분야이든 문화원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협력해서 한일콘텐츠비지니스상생포럼, 웹툰전시, 한류드라마 시사회, 영화상영회, 네트워크 구축 및 홍보를 통해 상생·협력 구조를 만드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문화를 현지에 소개하는 것이 문화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한국의 가야금, 피리, 해금 등과 일본의 고토, 사쿠하치 등이 함께 협연하는 '한일청년전통음악가의 만남'이 좋은 사례다.

−일본 내 한류의 성과와 과제는.
▲일본에서 한류가 만들어 낸 성과는 말할 수 없이 크다. 국가이미지 차원에서 보면 한류 20년간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일본 내에서 완전히 바뀌었다.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의 영역이 이제는 문학, 클래식,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확대됐다. 10여 년 전에는 한류의 지속성 문제가 많이 거론되기도 했다. 한류업계 스스로 질적인 변화를 거듭하며 이런 문제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본다. 한때 한일간 정치, 외교적 갈등이 한류의 인기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이제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위기도 오히려 OTT 등을 통해 한류 확산의 계기가 됐으며 한류가 일본의 생활문화로 자리잡게 된 것은 성과다. 아울러 한류에서 한일간의 협업이 활성화되고, 일본을 디딤돌로 글로벌 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것도 한류의 성과, 발전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한류는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이 수익을 우선시하는 것은 당연하고, 당장 여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공익적 차원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한일축제한마당과 같은 교류행사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면 감동을 주고, 미담도 된다. 일본인들은 한류스타들에 대한 로열티가 강한 것으로 유명한다. 이러한 조그마한 미담들이 결국 그들의 로열티로 연결된다고 생각되고, 한류의 정체성, 가치 부각이라는 측면에서도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일 문화예술가, 저명인사들이 공연일정 이외에도 한국문화원을 자주 찾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 문화예술인 등이 일본에 오면 가장 편히 찾을 수 있고, 일본 문화예술인도 많이 찾아오는 곳이 돼야 한다. 문화원을 한번 오신 문화예술인들은 자주 오시고, 또 다른 분들도 데리고 오신다. 주일한국문화원은 1979년 해외 한국문화원 가운데 제일 먼저 개설이 됐다. 2009년 개관한 신청사로 일본 내 다른 외국문화원과 비교해도 가장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광공사 등 문체부 산하기관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어 정말 많은 분들이 문화원을 방문한다.

문화교류나 콘텐츠 협업 측면에서는 문화원을 개방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작년에 TV-아사히에 롯폰기 클라쓰 촬영장소로 열어준 바 있는데, 넷플릭스나 텔아사(TELASA) 등을 통해서 인기리에 방영되었고, 출연자들도 SNS 등을 통해 문화원을 종종 소개해 준 덕분에 문화원 인지도도 많이 올라갔다. 당시 출연자들은 하늘정원, 사랑방을 보고 너무 감탄했기 때문이다. 사실 하늘정원, 사랑방은 일본의 각종 잡지, 이벤트 촬영장소로도 인기가 높아 우리 문화의 정취를 일본에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의 일본 데뷔 기자회견도 문화원에서 가졌는데, 일본 측 기획사와의 긴밀히 교류해 온 인연도 있었다.

−한국 문화원 자료실(도서관)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가.
▲문화원 자료실은 약 3만3000권 정도의 도서를 갖추고 있다. 약 2만권이 한국도서이고, 그 가운데 어린이 도서도 약 5000권 정도가 된다. 한국의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의 원문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내에 이 정도의 한국도서를 가지고 있는 곳이 없다.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자료도 약 3000점을 보유하고 있다. 문화원 세종학당에는 약 500명 이상의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 학생들이 수업 전후로 이용하기도 하고 언론인, 학자들도 많이 찾고 있다.
주말에는 가족끼리 와서 아이들과 키즈존 등에서 함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분도 꽤 많다.

−문화원 향후 운영에 대해.
▲한국문화를 현대와 전통, 대중과 순수문화를 균형있게 소개해 한류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한일 양국이 공감하는 사업들을 발굴할 것이다. 콘텐츠, 관광 등의 문화산업 분야에서 한일이 상생·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일 미래 세대들이 즐겁게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

sjbaek@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