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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항공료·숙박비 너무 비싸… 그냥 집콕할래요"

6일 연휴에 여행 수요 급증
고물가에 여행 포기도 속출
귀성 대신 단기알바 계획도

"추석 연휴 항공료·숙박비 너무 비싸… 그냥 집콕할래요"
추석 연휴를 3일 앞둔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 등으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 직장인 박모씨(31)는 긴 추석 연휴를 맞이해 해외 여행을 준비하다가 포기해야 했다. 태국 방콕 여행을 준비했는데, 평소 인당 40만원이면 충분하던 항공권 가격이 100만원까지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부담감에 국내 여행지로 눈을 돌렸지만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평소 20만원이면 1박이 가능했던 수도권 지역 한 펜션 가격은 현재 50만원으로 두배 넘게 올라있었다. 결국 박씨는 '집콕'을 선택하게 됐다. 박씨는 "연휴 기간이라 어느 정도 웃돈을 지불하려고 했는데 너무 심했다"고 토로했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엿새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분위기다. 특히 급증한 여행 수요에 관련 물가가 두배 이상 급등하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여행을 포기하는 시민들도 속출했다. 오히려 추석 연휴 기간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청년층도 나타나고 있다.

■ "엔저라더니… 항공료 너무 올라"

25일 기준 네이버 항공권 검색에 따르면 오는 27일 출발, 다음달 3일 귀국 일정의 인천~방콕 왕복 항공권은 직항 기준 142만원에 이른다. 평소 직항 기준 30~40만원 안팍에 다녀올 수 있는 항공권이 4배 가량 오른 셈이다. 다음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여행 수요가 늘어나자 항공권 가격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오르자 해외여행 포기를 선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김모씨(40)는 "해외로 가족 여행을 가고 싶어 항공권 가격이 너무 비싸고 여행을 많이 가서 그런지 숙소 가격이 부담이 됐다"며 "고민을 하다가 계획을 취소하고 예년처럼 고향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원 김모씨(30)는 "(추석 연휴에)일본 여행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비행기 값이 비싸고 여유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여행을 포기하게 됐다"며 "교통비와 식비 등 다른 물가가 오른 반면 월급은 오르지 않으니까 아무리 '엔저'라도 여행경비를 충분히 마련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국내여행도 부담, 집콕 할래요"

해외여행을 포기한 시민들 중에는 국내 여행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국내 물가 상황도 다르지 않아 국내 여행도 포기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었다.

직장인 류모씨(28)는 "추석 기간에 국내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풀빌라 예약금이 50만원이 넘는다"며 "가격 괜찮은 펜션은 예약 마감이고. 추석 비행기표값까지 너무 비싸서 이번 추석에는 집콕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최모씨(39)는 "가족들과 서울 한옥 펜션에 머물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1박에 70만원이 넘는 곳도 있었다"며 "오랜만에 긴 연휴라서 부모님과 동생 가족들까지 모두 함께 여행을 계획했는데 가격 부담이 커서 마음을 접었다. 여행을 갔더라도 숙박뿐만 아니라 유가도 많이 올랐고 음식값도 비싸서 마음 편히 즐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설문조사에서도 파악이 됐다. 롯데멤버스가 20∼50대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추석 연휴 기간 여행을 떠난다(22.4%)는 응답보다 부모님·친척 집을 방문(46%)하거나 집에서 쉬겠다(30%)는 응답이 더 높았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는 모습도 포착됐다.

대학생 오모씨(24)는 부산 본가를 방문하는 대신 추석 기간 대형마트에서 하루 10만원씩 받고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 오씨는 "부모님을 뵙고, 밖에 나가는 것은 모두 돈이 빠지는 것이다"며 "부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마트에서 주류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